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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학교] 특별활동 모범 '전주한일고 문화예술관람반'

 

 

입시 공부에 찌든 고교생들에게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특별활동시간은 고교생활의 큰 활력소. 클럽활동시간 혹은 계발활동시간 등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특별활동은 대부분 고교에서 매월 한 차례씩 토요일 전일제로 운영되고 있다. 학교와 클럽에 따라 한 달에 한 번씩 갖는 특별활동도 버겁게 여기는 경우가 있는 반면, 이시간을 값지고 소중하게 활용하는 학교 클럽도 적지않다.

 

전주한일고 문화예술관람반은 고교 교육과정에 왜 클럽활동이 필요한지 모범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97년 이학교 김지성교사(국어)가 주도해 만든 '문화유적답사반'에 뿌리를 둔 한일고 문화예술관람반은 학생들이 딛고 서 있는 이 땅, 전북의 문화와 역사를 직접 보고 느끼는 산교육을 해오고 있다.

 

"우리 주변의 문화와 역사에 소홀한 경우가 많습니다. 전주에 살면서도 전주를 제대로 모르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몇 차례 탐방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관람반을 지도하는 임신일교사는 시간적·경제적 여건 등에 따라 멀리 나가는 데 한계가 있지만 전주를 중심으로 한 탐방활동만으로도 학생들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관람반은 지난 한해 10여 차례의 답사 활동을 벌였다. 경기전-향교-전동성당-오목대, 국립전주박물관-전주역사박물관, 익산왕궁지-미륵사지, 전북대-전주대 박물관 등이 이들 학생들이 찾은 곳. 현장 탐방때는 관련 학예연구사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다. 탐방에 앞서 미리 자료 수집 등을 통해 공부하고, 답사를 다녀온 뒤 답사보고서를 쓴다.

 

이귀영군은 "수업시간 근현대사를 배울 때는 상당히 멀게 느껴졌던 것이 역사박물관을 관람한 후 책 한 권을 다 배운 느낌이다”고 보고서에 썼다. 안찬영군은 "친구 집 바로 뒤에 위치한 남고산성조차 모르고 지냈던 것이 부끄러웠다”며, 전주의 문화와 역사에 새롭게 눈 뜰 수 있는 기회였다고 했다. 

 

1∼2학년생 38명으로 구성된 관람반은 지난달 전주역사박물관을 찾는 것으로 올 클럽활동 시작을 알렸다. 임교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주지역 중심으로 관람반을 꾸려갈 생각이라고 했다. 전문 답사가가 아닌 우리 문화·역사를 보는 눈을 길러주고, 답사 방법을 알게 하는 것만으로도 활동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1학년때 관람반에서 활동했던 학생들의 참여를 가급적 제한했으나 그럼에도 몇몇은 다시 관람반에 들어왔단다. 답사 활동을 통해 우리 문화와 역사에 더욱 관심과 애정이 생긴 학생들이다. 올 졸업생 2명은 우리 문화에 흠뻑 빠져 전통문화대학 문화재관리과와 고조경학과 전공을 택하기도 했다.

 

답사활동에 나선 학생 대부분은 단지 유물들을 관람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역사에 대한 비판적 안목이나 다른 시각에서 볼 줄 아는 눈을 기르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경험으로 알아간다. 가족들끼리 여행삼아 구경하는 것과 달리 작은 것들도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고도 했다.

 

지난 98년 익산-완주-진안-장수-정읍-고창-남원 등 6개 지역에 대한  답사집을 책으로 묶어낼 만큼 오래전 이미 그 역량을 인정 받은 이학교 문화유적답사반. 초기 답사반을 맡았던 김지성교사는 "답사집을 계속 낼 생각에서 1집으로 이름 붙였으나 클럽활동 여건이 변화하면서 후속작을 내지 못해 아쉽다”며, 한일고 학생들이 언젠가는 그 작업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 맥을 이어 현 문화관람반 지도를 맡고 있는 임교사는 "고교 교육과정상 계속 밖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지만 직접 보고 느끼게 하는 산교육적 효과가 있는 만큼 알찬 답사활동에 역점을 둘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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