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의 맥은 전주에서 단연 돋보인다. 판소리의 전통이 그렇고, 도심 구석 구석에서 울려 퍼지는 풍물가락의 신명이 그렇다. 그 탄탄한 전통을 맥을 전주대사습놀이가 이어낸다.
8일과 9일 이틀동안 전주실내체육관을 비롯해 대사습놀이전수회관, 천양정, 전통문화센터 등 전주시내 일원에서 막을 올리는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전주국제영화제와 풍남제, 종이문화축제가 달궈놓은 전주문화축제의 열기를 이어내는 올해 대회는 서른번째 자리. 판소리 명창을 비롯해 농악 무용 기악 민요 궁도 가야금병창 판소리일반 등 9개 부문에서 새로운 명창과 명인을 가려낸다.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국악인의 최고 등용문으로 자리잡은 대사습놀이는 신명과 흥이 넘치는 잔치 한마당. 더욱이 올해는 그 어느해보다 치열한 경연의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각지에서 열린 11개 국악경연대회가 대통령상을 놓고 경합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대통령상이 대사습놀이와 춘향국악대전 등 단 2개로 줄어 명창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대사습놀이를 꼭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75년 부활된 전주대사습놀이는 예전의 대사습의 모습 그대로는 아니지만 매년 배출된 판소리명창들과 명인들이 오늘의 국악판을 윤기있게 아우르고 있는 권위있는 등용문으로서의 역할은 여전하다.
지금까지 대사습이 배출해낸 명창은 모두 스물 여덟명. 오정숙 조상현 성우향 성창순 이일주 최난수 최승희 조통달 김일구 전정민 김영자 성준숙 박계향 은희진 김수연 이명희 방성춘 최영길 이임례 송순섭 조영자 주운숙 전인삼 윤진철 이순단 모보경 왕기철 염경애씨. 이들 대부분이 판소리 완창회를 통해 전통 판소리를 보존하는 일에 앞장서면서도 판소리의 현대화에도 열정을 쏟고 있는 소리꾼들이다.
판소리 못지 않게 농악과 기악 시조 무용 민요 가야금병창부문의 명인들의 배출 면면도 걸출하다. 대부분이 우리 전통음악을 발전시켜가는 주역들이다.
기악부문만해도 서용석 이생강 김일구 강동일 김동진 원장현 김경애 윤윤석 강정열 김무길 신상남 서영호 최종관 이용구씨 등 이미 이름을 널리 알린 기악 연주의 명인들이 모두 대사습 출신. 이들 외에도 지금까지 각 부문에서 배출된 명인 명창은 2백여명에 이른다. 오늘의 국악판이 전주대사습의 맥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까닭에 무대와 객석이 하나되었던 옛 판소리 마당의 흥취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현장에서의 대사습을 경험하는 일은 특별한 즐거움이다. 심사의 공정성을 둘러싼 잡음을 없애기 위해 98년부터 도입한 컴퓨터 채점은 장원 발표까지의 긴장감을 감소시켰지만 관객들에게는 여전히 관심거리다.
8일과 9일, 전주에서는 신명난 국악잔치가 벌어지고 주목받는 명창 명인들이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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