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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스승의 날

 

 

嚴師爲難하니 師嚴然後에 道尊하고 道尊然後에 民知敬學이라
엄사위난     사엄연후   도존     도존연후   민지경학

 

엄한 스승이 되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스승이 엄한 연후에야 도가 존중되고 도가 존중된 연후에야 백성들이 배움을 공경하게(받들게) 된다.

 

《예기(禮記)》의〈학기(學記)〉편에 나오는 말이다. 엄한 스승이란 진정한 권위를 가지고서 만인으로부터 존경을 받는 스승을 말한다. 엄한 스승이 되기가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스승 자신이 엄한 스승이 되려고 노력해야 하겠지만 주변 특히 학부모가 만들어 주어야 하는 면도 있다.

 

학부모가 나서서 선생님을 간섭하려 들면 선생님은 엄해질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학부모들의 극성으로 인해 학교가 학교의 구실을 못하게 된지 오래고 선생님들은 선생님들대로 노동자를 자처하고 나서면서부터 교육의 '성스러운'면은 사라지게 되었다. 문제는 우리의 교육현장의 일과 이론과 정책이 미국인의 정서에는 맞을지 몰라도 우리의 정서에는 맞지 않는 면이 있다는 점이다. 이제라도 우리는 교육에 관한 한 우리가 선진국이라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조선시대의 '성균관'이 옥스포드나 하버드 보다 훨씬 긴 6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대학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고서 미국식 교육이 아닌 우리의 정서에 맞는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교육! 제도를 고치고 교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시설을 확충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철학의 문제이며, 바로 사람! 사람의 문제이다.

 

긴 안목으로 사람답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부터 바르게 정립하는 것이 교육을 살리는 길이다. 스승의 날 아침, 참다운 엄한 스승이 사무치게 그리운 건 나만의 심정일까?

 

嚴:엄할 엄  師:스승 사  難:어려울 난  尊:높일 존  敬:공경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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