亂世之徵은 其服組하고 其容婦하며 其俗淫하고 其志利하며 其行雜하고 其聲樂險하며......
난세지징 기복조 기용부 기속음 其志利 其行雜 기성악험
난세의 징조를 보자면, 그들의(사람들의) 의복은 화려하고, 얼굴 꾸밈은 아낙네 같이하며, 풍속은 음탕하고, 뜻은 온통 이익에만 있으며, 행동은 잡스럽고, 음악은 험하며.......
《순자(荀子)》〈악론(樂論)〉끝 부분에 나오는 말이다. 어떤 일이나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전에 미리 징조 즉 조짐을 보이기 마련이다. 한국 전쟁이 발발할 때도 조짐이 있었고 IMF 사태가 올 때도 조짐이 보였다. 그런데, 2500 여 년 전 사람인 순자는 사람들이 입고 다니는 화려한 옷과, 남자가 여성처럼 꾸미고 다니는 용모와, 정의나 가치는 팽개치고 이익만 챙기려드는 뜻과, 일상으로 행하는 잡스런 행동과, 험하기 그지없는 음악을 들어서 난세의 조짐을 밝혔다.
순자가 밝힌 이 난세의 조짐들을 보면 오늘날 우리 사회가 처한 상황과 너무 비슷하다. 사람들은 '패션'이라는 이름아래 옷이든 가구든 실내장식이든 화려한 것만 찾으려 들고, 남성들은 남성성을 버리고 여성처럼 꾸미려 하고 있어서 실지로 거의 하루에 한번씩은 T.V 쇼 프로그램을 통하여 여장을 한 남성들을 보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각 종 음란물의 홍수로 인하여 풍속은 이보다 더 음란할 수가 없을 지경에 이르렀고, 사람들의 뜻은 오로지 '돈'에 집중되어 있으며, 젊은이든 노인이든 하는 행동이 잡스럽기 그지없다. 그리고 또 음악은 왜 그리 험하기만 한지. 음악인지 고함인지 구별조차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순자가 말한 난세의 조짐에 하나도 들어맞지 않는 것이 없다. 분명한 난세인가 보다. 어찌해야 할까?
亂:어지러울 난 徵:징조 징 服:옷 복 組:짤 조 容:얼굴 용 淫:음탕할 음 雜:섞일 잡 險:험할 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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