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예의 큰 별 강암(剛菴) 송성용(宋成鏞·1913-1999) 선생. 김제에서 유학자인 유재 송기면의 3남으로 태어난 강암은 법고창신의 작품세계와 함께 우리 시대 마지막 선비로 존경을 받았다.
특히 강암이 보여준 강골의 선비정신은 지식인으로서의 소중한 덕목이었다. 한말 단발령에 항거했던 선친의 뜻에 따라 평생 갓과 한복을 고집하며 민족혼을 지켜 지행합일의 전형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로 강암 탄생 90주년을 맞아 김제에서 강암의 정신세계와 예술을 기리는 서비(書碑) 제막식이 14일 오전 10시30분 김제문화체육공원에서 열린다.
서비는 김제시가 강암의 고매한 인격과 학덕, 그리고 예술을 함께 기리고 후세에 전하기 위해 마련한 것.
서비의 앞 부분은 강암이 64세인 1976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전에서 발표한 '만조(晩眺)'를 새겼다. 만조는 강암의 부친이 1906년에 지은 시.
이 작품은 필획이 건장하고 외적인 풍모가 단단해 강암 서예의 '강(剛)'을 대변하는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뒷면에는 곽인희 김제시장이 짓고, 강암의 차남 하경씨(성균관대 교수)가 쓴 공적문을 기록했다.
강암의 장남 하철씨(전 전북도부지사)는 "선친 탄생 9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행사”라며 "많은 사람들이 강암의 예술세계를 기리고, 조선 중기부터 이어져 내려온 김제 서예의 맥을 잇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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