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절약은 미덕이어야 한다.
一粥一飯이라도 當思來處不易하고 半絲半縷라도 恒念物力維艱하라
일죽일반 당사래처불이 반사반루 항염물력유간
한 그릇의 죽, 한 그릇의 밥이라도 그것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그 과정(來處)이 쉽지 않았다는 것을 반드시 생각하고, 반 오라기의 실이라도 그것을 만드는 데 필요한 물자와 인력을 얻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라.
명나라 사람 주백려(朱伯廬)가 쓴〈치가격언(治家格言:집안을 다스리는 격언)〉이라는 글에 나오는 말이다. 한 그릇의 밥, 한 그릇의 죽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요즈음 사람들은 잘 모른다.
물론 요즈음에도 결식 아동도 있고 밥을 굶는 노인들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밥걱정을 하며 살지는 않는다. 매 끼니마다 음식점과 가정에서 쏟아져 나오는 음식 쓰레기들을 보노라면 '인간이 이렇게 하고서도 죄를 받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어디 음식만 그러하랴! 거리마다 넘쳐 나는 옷들, 웬만한 옷은 잃어버리고서도 찾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아이들, 그리고 1년에 한 두 차례 입고서 단지 유행이 지났다는 이유로 그냥 버리는 옷들, 정말 너무 하는 게 아닐까?
사람들이 '패션'을 중히 여기기 시작하면서부터 세상은 쓰레기장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유행하는 패션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멀쩡한 옷도 버리고, 가전제품도 버리고, 장롱도 버리고, 책상도 버리고, 그릇도 버린다. 그리고 '요즈음 누가 이런 음식을 먹느냐'면서 제사 음식도 버리고, 이웃집에서 가져온 백일떡, 돌떡도 버린다. 뿐만 아니다.
'요즈음 이런 책을 누가 보느냐'면서 묵은 책도 버리고 심지어 족보도 버린다. 그러면서도 공부도 못하는 아이의 각 종 참고서는 차로 사 나른다. 정말 벌을 받을 것 같다. 반성하자. 아직도 절약은 미덕이어야 한다!
粥:죽 죽 處:곳 처 易:쉬울 이 縷:올 루 恒:항상 항 念:생각할 염 維:오직 유 艱:어려울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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