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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미술대전] 수상자 인터뷰

 

 

-공예 부문 유경희씨

 

"시공을 초월한 역사성을 담고 싶었습니다. 이제 시작한 작업이어서 그 반응이 궁금했는데, 기대 이상의 큰상에 힘이 나네요."

 

공예 부문 대상을 수상한 유경희씨(40, 전주시 진북동 우성아파트 ). 수상작 '고분 유물'은 천연면을 소재로 실크스크린 기법을 활용해 나염과 발염을 고루 조화시킨 섬유공예작품이다. 섬유와 금속동선의 이질적인 소재를 결합시킨 그의 작품은 섬유공예의 기법과 활용을 확대시킨 실험적 작품. 단조로운 갈색톤을 주조로 '빗살무늬 토기'가 지닌 '역사과 시간'의 이미지를 잘 담아낸 수작으로 꼽혔다.

 

나염중심의 작업으로 '과거'와 '역사'의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작업을 견지해온 그는 뒤늦게 공예작업에 뛰어든 늦깎이. 대학에서 의상학(가정교육과)을 전공했지만 오래전부터 매력을 느끼고있던 섬유공예를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대학원(전주대)에 입학, 본격적인 자기 작업을 꾸려가고 있다. 도전 특선, 전북산업디자인공모전 은상에 이어 올해 전국한지공예대전에서 은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안은 그는 오는 가을 '토기로의 유혹'을 주제로 한 개인전을 계획중.

 

"섬유공예의 평면적인 틀을 벗어나 공간을 활용하는 형식의 공예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그는 염색과 금속동선을 결합시킨 이 기법으로 작업변화의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양화부문 이석중씨

 

'회상-기억풀이'로 서양화 부문 대상의 영예를 안은 이석중씨(38)는 수상소식에 기뻐하면서도 반신반의했다.
전북미술대전에 수차례 도전, 특선 이상을 수상하지 못한 그에게 대상은 특별한 기쁨. 그는 "큰 상을 탈줄 정말 몰랐다”면서 그동안 도와준 선배를 비롯해 묵묵히 뒷바라지해준 아내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회상-기억풀이'는 반구상 작품으로 인물이 담고 있는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복합적으로 표현한 작품. 작품의 조형성과 마티에르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 특히 부모님이나 노인들이 안고 있는 슬픔과 고뇌를 표현하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는 메시지를 사실이 아닌 반구상으로 담아낼 생각입니다.”
그는 앞으로 비구상 작품과 함께 너른 평야를 안고 있는 김제들녘을 담는 풍경에도 관심을 돌릴 계획이라고 귀뜸했다.

 

원광대 서양화과와 같은 대학원에서 공부한 그는 93년 춘향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전미회와 쟁이전, 노령회, 청년구상작가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건축부문 오우철 최민현 이은미 양대우 정일문씨

 

전주 남부시장 리모델링을 설계한 '태향시'로 건축부문 대상의 영예를 안은 오우철(26) 최민현(23) 이은미(24) 양대우(26) 정일문(26)씨는 서남대 건축학과 졸업반이다.
"졸업작품을 준비하기 전 공모전에 한 번 참가해보자고 한 일이 대상을 받게 돼 기쁠 다”는 이들은 갈수록 퇴조하고 있는 재래시장을 활성화 해보자는 뜻에서 남부시장 재개발을 작품 주제로 잡았다고 말했다.

 

이들 작품은 대체지가 없어 골치를 앓고 있는 남부시장의 문제점을 전주 천변에 인공 대체지를 조성하는 아이디어로 해결한 독창성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오씨는 지난해 건축부문 대상을, 이씨는 입선한 경력이 있지만 이들 모두 "건축을 배우기 시작한 우리에게 대상을 큰 짐이 될 것 같다”면서 "잘하라는 채찍으로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한옥마을의 생태 건축 등 지역 건축을 주제로 한 졸업작품 준비에 한창인 이들은 "지난 3월부터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고민한 것 처럼 앞으로도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수상의 기쁨을 나누었다.
 
-문인화부문 노월자씨

 

"쉼없이 노력한 끝에 얻은 결실이어서 참으로 소중합니다.”
문인화 부문의 대상을 차지한 노월자씨(58). 여산 권갑석씨 문하에서 서예를 배우다 7년 전부터 남천 정영교씨에게 문인화를 사사하고 있는 그는 특선 두차례, 입선 다섯차례 등 모두 일곱차례나 전북미술대전에 도전한 끝에 대상을 받게됐다.

 

수상작 '묵죽'은 쭉 뻗은 대나무의 기상과 생기 넘치는 대나무 잎이 역동적으로 표현된 작품. 먹의 농담은 물론 문인화에서 부족하기 쉬운 필치가 활달하고 글과 그림이 제대로 어우러졌다는 평을 받았다.

 

묵죽은 노씨가 지금까지 해온 작업의 연장선상. 대나무 등 자연에 대한 이치를 깨달아 붓과 먹으로 표현해내는 세계. 서예는 정적이지만 문인화는 활달하고 생동감 있어서 오히려 마음이 더 편안해지고 여유있어진다는 그의 문인화 예찬론이다.

 

올해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과 세종한글공모전 특선을 수상한 그는 문인화와 인생의 깊이를 알게 되는 나이 일흔에 개인전을 한번쯤 열고 싶다고 밝혔다.

 

-서예부문 김부식씨

 

"고전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의 조형성을 담은 작품세계를 창출하고 싶습니다.”
목은 이색 선생의 시 '영광승'을 써 서예부문 대상을 수상한 김부식씨(42)는 예서에 북위서체를 나름대로 접목한 작품이어서 조심스러웠다고 밝혔다. 그의 작품은 실험정신이 돋보인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았다.

 

글씨 한 획 한 획을 살아있는 느낌이 배어나도록 쓰려고 했지만 여간 쉽지 않았다는 그는 "서예가 어렵고 힘든 공부지만 서예의 전통과 현대 양쪽 모두를 살릴 수 있는 작품을 새롭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예를 배운 지 20년이 된 그는 원광대 서예학과를 졸업하고 선주선씨에게 서예오체를 사사중이다. "항상 공부하는 자세로 고전에 바탕을 둔 글씨쓰기에 힘을 쏟고 있다”는 그는 요즘 예서 연구에 한창이다. 대상 수상작도 요즘 작업중 하나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해 강암서예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전북미술대전에서는 특선과 입선만 5차례를 수상했다. 현재 군산에서 서예학원을 운영중이다.

 

-한국화부문 양기순씨

 

드러난 나무뿌리를 통해 지난한 세월을 견딘 인내를 표현한 작품 '인고의 세월'로 한국화 부문 대상을 수상한 양기순씨(47)는 "내가 상을 받은 것이 정말이냐”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5년전 군산여성회관에서 취미생활로 문인화를 시작한 그는 지난 2001년 전주대 미술학과에 편입, 한국화를 본격적으로 배우고 있는 만학도. 올해 전주대 대학원에 진학한 그는 "취미로만 그림을 대하다보니 깊이가 없는 것 같아서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상작 '인고의 세월'은 나무의 잔가지와 뿌리를 세밀하게 표현한 실경산수화. 전통기법은 물론 작품 완성을 위해 들인 공력이 뚜렷하게 배어날 정도로 노력한 흔적이 역력한 작품이다.
임섭수씨에게 문인화를 사사했으며 전주대 김문철 교수에게서 한국화를 공부한 그는 미술세계 대상전 특선과 입선, 올해 동학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김은정,임용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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