仁은 人之安宅也요 義는 人之正路也라
인 인지안택야 의 인지정로야
인(仁)은 사람의 편안한 집이요. 의(義)는 사람이 가야할 바른 길이다.
《맹자》〈이루(離婁)〉상편에 나오는 말이다. 이어서 맹자는 "그런데, 그토록 편안한 인(仁)의 집을 비워둔 채 살지 아니하고, 그처럼 바른 의(義)의 길을 버리고서 가지 않으니 참으로 애석하구나!"라고 탄식을 한다. 중요한 자리라서 잘 차려 입고 가야 하기에 며칠 전부터 옷장에 진열되어 있는 수 십 벌의 옷을 꺼내어 이것저것 다 입어 보고 그것도 모자라 몇 벌을 더 사고서도 정작 중요한 날을 당하여 차려 입고 나서는 꼴을 보면 촌스럽기 그지없는 사람이 있다.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이 없거나 마음이 안정되지 않아 자신을 볼 수 없기 때문에 결국은 그런 옷차림을 하고 나서는 것이다. 즐거운 날 좋은 잔치에 초대받고서도 전주에 왔으니 '비빔밥'을 먹어야 한다며 따로 나가 비빔밥답지 않은 비빔밥을 한 그릇 사먹고서 잔치 집에 들어와 정작 차려놓은 음식은 하나도 못 먹는 사람이 있다. 애석한 일이다.
옷을 차려 입을 만한 눈이 없고 음식을 대접받을 만한 자격이 없다면 옷이 많은들 무엇에 쓰며 음식을 차려 놓은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인(仁)과 의(義)도 마찬가지이다. 인을 행하는 것이 얼마나 마음을 편안하게 하며 의를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떳떳하게 하는 지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인과 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런 사람은 '인'이라는 안락한 집과 '의'라는 바른 길을 버리고서 그저 궁색하고 비굴하게 살뿐인 것이다.
仁:어질 인 宅:집 택 義:옳을 의 路:길 로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