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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이 우리에게 남긴 상흔, 창작극회 '상봉'

 

 

제21회 전국연극제서 대통령상 받은 창작극회 '상봉'

 

제 21회 전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전북 극단 창작극회의 '상봉'(류경호 연출 최기우 작).

 

'두할머니의 연기가 정말 가슴아플 정도로 와닿았어요.'(관람객) '지금까지 본 연극 중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짱) '아픈 역사를 깔끔하게 표현했던 무대가 기억나는군요'(순천 남)
극단 창작극회의 전국연극제 참가작 '상봉'을 본 관객들이 전국연극제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반응은 뜨거웠다.

 

12일부터 30일까지 21회 연극제의 긴 여정동안 연일 객석은 만원사례를 연출했지만 '상봉'을 만난 현장 관객들의 호평은 특별했다.

 

심사위원들도 '수작이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전제를 붙이긴 했지만 '좌우 이데올로기의 갈등이 우리 삶에 끼친 고통을 정면으로 다루려 했다는 의미와 바로 이 시점의 우리 사회정서로 볼 때 그 작품 의도에 있어 어필하는 힘이 컸다'고 평가했다.

 

전북의 극단이 전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 극단 황토가 86년과 89년에, 극단 창작극회가 93년에 이어 올해 대상의 기쁨을 안았다.
이미 전북연극제를 통해 관객들과 만났던 '상봉'은 작품성과 시의를 잘 살린 주제 선택 등에서 큰 상이 기대됐던 작품.

 

    시의성 살린 주제 선택 관객 '공감'
분단역사 어필하는 메시지 '주목'

 

담담하게 극을 진행하면서 관객들 스스로 메시지를 읽게 하는 류경호 대표의 깔끔한 연출과 돋보인 배우들의 화술, 주제를 잘 형상화한 탄탄한 작품성이 조화를 이루었던 덕분이다.

 

이 작품은 젊은 사람들이 떠나간 전형적인 시골. 비전향수인 아들을 둔 망백을 넘긴 노인 필순과 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큰아들과 작은아들도 '빨갱이들' 때문에 잃었다는 원망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분녀의 대립적인 삶과 상흔을 다루고 있다.

 

전쟁을 겪은 세대와 젊은 세대들의 삶이 폭넓게 교차하는 작품이어서 중견배우들의 참여 폭이 요구됐던 이 작품은 그 때문에 극단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창작극회의 단원 중 상당수가 전주시립극단에 소속되어 있어 출연 배우들을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무대를 떠나있던 김순자씨를 비롯해 여건상 무대 출연이 어려운 홍석찬 김영주씨가 나섰고, 김기홍 유영규씨 등 전북연극협회 회장을 역임했던 중진들이 단역을 마다하지 않고 힘을 보탰다.
이런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는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고, 필순역의 김순자씨가 연기상을 수상하는 기쁨까지 안았다.

 

필순의 상대역인 분녀역을 맡은 이혜지씨도 주목을 끌었던 배우. 올해로 연기 경력 3년차의 신인인 이씨를 기용한 류대표는 '신인과 중견배우의 연기 조화를 이어내는 것이 한편으로 모험이었지만 기대 이상으로 열연해 연출자의 의도를 확실하게 살려 냈다'고 소개했다.

 

연기자 발굴과 함께 '상봉'이 가져온 수확은 또 있다. 창작극 부재의 지역 연극 여건에서 희곡작가 발굴의 성과를 얻어낸 것. '귀싸대기를 쳐라'로 뛰어난 감각을 주목 받았던 소설가 최기우(전북일보 기자)의 문학적 역량은 전북연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창작극회의 상봉은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서울공연예술제에서 축하공연을 한다. 류대표는 지역관객들을 위한 앙콜 무대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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