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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작은 분함과 큰 일의 사이

 

 

忍小忿而就大謀라
인소분이취대모

 

작은 분함을 참고 큰 꾀로 나아가라.

 

송나라 때의 문장가인 소동파가 쓴〈유후론(留侯論)〉이라는 문장에 나오는 말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정말 분한 일을 당할 때가 있다.

 

나의 권리를 짓밟으며 무례하고 방자하게 구는  상대를 나무랐더니만, "그래, 어쩔래?"하고 하면서 대든다. "아유! 이걸 정말...."하면서 팔을 들어 보였더니만 상대는 "어쩔래? 때려 봐. 때려봐."를 연발하며 턱을 들이밀고 덤벼든다. 정말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참아야 한다.

 

작은 분함을 참지 못하고서 주먹이라도 한번 잘못 휘둘러 놓으면 그때부터 일은 그르치게 되고 상대에게 먼저 '폭력'을 행사했다는 약점이 잡혀 더 이상 대항조차 할 수 없게 되고 만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외세가 밀려오고 있다. 화가 난다. 기분 같아서는 미국에게도 대들고 싶고 일본에 대해서도 호통을 한번 치고 싶다. 그리고, 중국이나 러시아에 대해서도 허튼 생각을 말라고 경고하고 싶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에는 우리의 힘이 너무 약하고 우리의 의견 또한 정리가 되어 있지 않다.

 

나라 안팎이 시끄럽다. 이런 때일 수록 속마음이 드러나지 않게 우리끼리 마음을 합치고 입을 맞춰서 한 목소리의 꾀를 내야 한다. 기분 나쁘다고 해서 작은 분을 참지 못하면 우리는 엄청난 피해를 볼 수 있다. 일단은 참으면서 우리 민족끼리 묵계를 통해 눈치껏 우리의 활로에 대한 큰 꾀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忍:참을 인  忿:분할 분  就:나아갈 취  謀:꾀 모, 도모할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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