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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내가 크려고 남을 밟으면

 

 

厚者는 不毁人以自益하고 仁者는 不危人以要名이라
후자   불훼인이자익     인자   불위인이요명

 

두터운 사람(후덕한 사람)은 남을 헐뜯는 것으로써 자신의 이익을 삼지 않고 인자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위험에 처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한(漢)나라 사람 유향(劉向)이 쓴 《전국책(戰國策)》의〈연책(燕策)〉에 나오는 당시의 속담이다. 세상에는 유난히 남에 대한 말을 하기를 좋아하여 주위 사람을 매우 피곤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없는 말까지 만들어 내어 남을 모함하기를 서슴치 않는다.

 

상사와 술자리라도 함께 하게되면 그것을 큰 기회로 여겨, 동료 특히 자신과 경쟁관계에 있는 동료에 대한 험담을 하여 그 동료를 깔아뭉갬으로써 자신을 드러내 보이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이 있다. 정말 가련한 사람이다. 그런가 하면, 다른 사람을 곤경에 빠뜨린 후 다시 그를 도와줌으로써 은혜를 베푼 듯이 행세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내는 사람도 있다. 정말 비열한 사람이다. 이처럼 남을 밟고서 높이 올라가 본들 그 자리에서 얼마나 버티겠는가?

 

밟힌 사람이 가만히 있겠는가? 끊임없이 발 밑에서 꿈틀댈 터이니 그가 서있는 자리가 흔들리지 않을 까닭이 없다. 흔들리는 장대 끝에 올라선 것은 올라선 것이 아니다. 금세 장대 끝에서 곤두박질쳐 땅바닥에 떨어지고 말기 때문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그렇게 곤두박질쳐 떨어지는 사람을 수도 없이 많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남을 밟고서라도 높은 자리에 오르려고 애를 쓴다. 덕을 쌓아 사람의 기반 위에 흔들림 없이 앉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남을 잡는 일은 결국 스스로 죽는 일임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 

 

厚:두터울 후  毁:헐뜯을 훼  益:더할 익, 이익 익   危:위험할 위  要:요구할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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