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지도속에 전주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져 있을까?
우리 사회와 문화에 대한 시간적 파악이 역사라면 그 공간적 인식은 바로 지도를 통해 나타난다. 옛 지도중에서도 특히 성곽의 형태와 도시공간의 배치·장시(場市)의 분포·도로와 통신망체계·촌락및 포구의 형태등이 나타난 지방 읍지도는 향토사 연구자료로 더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우윤)이 개관 1주년 기념 전주역사 특별전으로 '지도로 본 전주의 발자취'전을 연다. 12일부터 오는 10월19일까지 기획전시실서 계속되는 이번 특별전에는 1800년대 옛 지도에서부터 최근의 항공·위성사진에 이르기까지 전주의 발자취를 담은 1백10점의 자료가 전시된다.
제작 시대별·형태별로 지도를 살펴볼 수 있고 20세기 초반 전주 시가지의 모습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우선 부언이 필요없는 '대동여지도'(1864년)에서 지도관람은 시작된다. 전통적인 기법으로 제작된 지도중 완성도가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걸작을 꼼꼼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이어 '팔도지도'와 '해좌전도'·'조선전도'(1875년)등의 전국지도속에서 전주의 옛모습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또 성곽을 중심으로 형성된 전주의 옛모습을 병풍에 상세히 담아낸 '완산부지도 십곡병풍'(19세기)을 비롯, '전주부지도'(19세기)·'완산도형'(정신문화연구원 소장)·'건지산 도형'등 전주지역의 옛지도가 관심을 모은다.
일제강점기 근대적 기법으로 제작된 지도도 관심거리. 1912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완성된 '전주시가 지적측량 원도'와 격자형 도로망 건설이 진행되던 식민지시대 근대도시 계획을 확인할 수 있는 '전주안내도'(1931년)외에 '동진수리조합 사업지 평면도'(1930년)·'익옥수리조합 평면도'(1930년)등이 전시된다.
이밖에 국립지리원이 발간한 전주시 지형도와 전주지질도, 경원동·송천동·효자동등 각 동별 항공사진도 전시된다.
김성식 학예실장은 10일 "지도라는 시각적 매체를 통해 전주의 도시공간을 통사적이고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도시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인간중심의 문화도시를 디자인하자는 취지”라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역사적 가치가 뛰어난 옛 지도에서 출발한 전시회는 전주성벽이 없어지고 격자형 가로개설로 대표되는 일제강점기를 거쳐 본격적인 도시계획이 진행된 현재의 시점에 이르기까지 도시공간 구조 변화를 파노라마처럼 펼쳐낸다.
전시회 개막일인 12일 오후2시에는 박물관 녹두관에서 장명수 전(前) 전북대 총장이 '전주 성곽도시 발달과 도시계획사'에 대해 특강을 실시한다. 전시 기간 중 관람객들은 '백도지도에 우리 집(동네) 약도 그리기'체험행사도 참여 할 수 있다.
눈길끄는 옛지도
지도의 종류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옛지도도 마찬가지다.
전주역사박물관이 12일부터 개최하는 '지도로 본 전주의 발자취'전에서는 아주 흥미로운 지도를 찾아볼 수 있다.
풍수도와 묘도(墓圖)가 그것이다.
풍수도는 좋은 땅을 얻기위한 의도에서 제작된 일종의 명당도.
전주의 명물인 완산칠봉을 소개해놓은 '완산칠봉 풍수도'가 단연 관심을 끈다.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작은 봉우리 2개를 포함, 9개의 봉우리를 살펴볼 수 있다. 마치 곶감을 꿴 것처럼 봉우리가 연달아 이어진 모습에 초점을 두고 그린 것으로 그만큼 오랜 수명을 지닌 터임을 강조하고 있다.
족보에서도 전주의 모습이 나타난다. 후손들에게 선조의 무덤을 기억시켜 주기위해 묘도(墓圖)를 그려 넣은 것.
전주시 우아동에 소재한 전주이씨 '회안대군 묘도'와 완주 봉동읍 소재 '우형산 금산군공 묘도'·전주최씨 '만육선생 묘도'등이 그것이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넷째 아들인 회안대군이 잠들어 있는 곳은 쥐가 먹이를 찾아 밭으로 내려오는 형국. 당시의 풍수가들이 찾아낸 이곳은 옛부터 천하제일의 음택 명당으로 전해져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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