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진 세계 종이제작자 및 종이미술가협회(이아프마, IAPMA)의 2004년 전주총회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지난 7월 3일자 문화면 보도)
한국측 회원 사이의 갈등이 전해지면서 전주총회의 재검토를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던 이아프마 집행위원회가 '단일화한 기획위원회가 상호협력과 팀웍을 바탕으로 전주총회를 추진한다면 기꺼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온 것.
이아프마의 우베 비욜쿤트회장은 최근 한국측에 전달된 서한을 통해 "현재과 같은 갈등와 분쟁이 지속된다면 회원들과 이아프마의 명성을 위해 전주회의를 단호히 취소할 것이지만 해결책이 마련된다면 지금이라도 그 결과를 쾌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의 반목에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도 "우리 모두가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큰 목표를 위해 관심있는 단체를 구성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특히 2004년 총회의 계획에 시간이 필요하다면 당초 2004년 5월로 예정되어 있는 총회를 9월로 연기하는 방안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우베 회장의 이러한 공식적인 입장은 이미 확정된 전주총회를 가능한 성사시키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
특히 그동안 우베 회장이 보낸 서한의 내용으로 본다면 이아프마가 한국의 종이, 특지 전주의 한지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데다 전주총회를 적극 지지하고 있는 분위기여서 전주총회의 주체가 정리된다면 이아프마 회원들의 전주 방문은 별 어려움없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전주총회의 지속 추진 여부를 최종 확정하게 될 8월의 이아프마 제네바 총회. 현재로서는 전주총회 개최에 대해 집행부가 회의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 총회에서 신뢰를 얻어야만 전주총회의 지속 추진이 가능해진다.
현재 이아프마에는 전주예총 진동규회장 측과 김한영씨 측의 서로 다른 프로그램이 제안되어 있는 상태. 양측 갈등의 심각성이 그대로 반영돼 전주총회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어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베회장의 공식적인 서한을 전달 받은 양측은 최근, 모임을 갖고 전주총회를 위한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획위원회의 구성이나 구체적인 사업 계획 추진 방향에 대해서는 진전이 없는 상태. 제네바 총회 참가를 놓고도 창구를 일원화하는 통로는 합의하지 못했다.
그동안 지역 문화권의 관심 밖에 있던 이이아프마 전주총회가 부각되면서 문화계는 우려와 기대의 다양한 입장들이 엇갈리고 있는 분위기. 이아프마 전주총회를 유치하고도 주도권을 놓고 갈등만 깊어지는 상황이 안타까웠다는 한 예술인은 "이아프마가 종이제작자나 종이미술가들이 정보교류를 위해 모인 순수한 민간 조직인 만큼 그 고유한 활동과 영역을 존중해주는 것이 필요한데도 전주총회의 의미가 세계적 규모의 문화이벤트처럼 부각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고 아쉬워했다.
또 한 예술인은 "이 총회가 전주한지를 세계로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과다한 예산이 소요되는 이벤트 사업으로 추진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주에서 꾸준히 개최되어온 종이축제만 잘 활용해도 이아프마 회원들에게 전주한지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새로운 체험을 제공 하고, 전주로서도 한지를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조언.
문화계에서는 기왕에 결정된 이아프마 전주총회가 몇몇 사람들의 갈등 때문에 무산된다면 당사자들의 상처는 물론, '전주'도 국제적 신뢰를 잃게되는 부담을 안게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전주총회를 준비해온 양측이 새로운 틀을 마련해 총회 준비작업을 진전시켜나가는 일이 절실한 시점. 문화계의 이런 분위기가 얽혀있는 이아프마 전주총회 추진 작업에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아프마는 지난 1986년에 결성된 단체로 세계 40여개국 5백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으며 해마다 각 나라를 순회하며 총회를 개최, 각국의 종이를 세계로 확산시키는 통로가 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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