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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속 지혜] 부끄러움을 모르면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은 하지 못하는 일이 없다.

 

不知恥者는 無所不爲라
부지치자   무소불위

 

송나라의 문인 구양수의 〈위공경상존호표(魏公卿上尊號表)〉에 나오는 말이다. 우리 사회에서 흔히 쓰는 속언(俗言) 중에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다. 무식하면 아무 것도 모르기 때문에 사리를 판단할 줄 모르고 사리를 판단할 줄 모르면 부끄러운 줄을 모르며 부끄러운 줄을 모르면 아무 일이나 내키는 대로 용감하게 해버리고 만다.

 

 그래서 무식하면 용감한 것이다. 그런데 그 용감한 사람은 부끄러운 줄 모르고 해대는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 지조차 모른다. 그리하여 부끄러운 일을 해 놓고서도 항상 의기가 양양하다. 정말 불쌍한 사람이다. 바보인 자신에 대해 남들은 다 측은하게 여겨 동정을 보내고 있는데 정작 자신은 그러한 사실을 모르는 채 항상 의기양양하여 또 다른 일을 벌이려 들고 있으니 얼마나 불쌍한 사람인가?

 

 과거에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용감한 대통령이 있었다. 깊은 생각이 없이 용감하게 지도에다 줄을 긋고서 그 줄대로 고속전철을 놓으라고 지시하고, 바다에다 줄을 긋고서 바다를 막으라고 지시하는 식의 대통령이 있었다.

 

 한 사람의 용감성 때문에 지금 얼마나 많은 국력이 소모되고 있는가? 새만금 사업, 처음부터 면밀히 연구하여 보다 철저한 계획을 수립했다면 지금 이처럼 난리를 치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다시는 이 땅에 용감하기만 지도자가 나타나서는 안 될 것이다.

 


恥:부끄러울 치   所:바 소   爲:할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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