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남(松南) 박영섭씨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 지난 26일부터 전북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민화와 더불어 걸어온 작가의 35년 세월은 정겹고 푸근한 20여점의 민속화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연자방아를 찧고 있는 부부, 혼례 풍경, 보리가 익을 무렵의 드넓은 평야, 단오 날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여인들 등 그의 작품에선 먼 고향의 정취가 살아 있다.
두텁고 엷은 붓끝의 터치와 세밀한 선 작업을 통해 민속화에 색을 입힌 작가의 감각은 한껏 멋이 묻어나고, '심산 계곡을 우려낸 달디단 산 물맛'과 '청산을 스치고 지나온 싱긋한 청솔 바람 맛'도 배어있는 듯 하다. 특히 새참을 이고 나르는 아낙과 기다리는 농부, 막걸리 한 주전자를 더 받으러 원두막을 내려오는 청년이 살고 있는 '우후복중'에선 사람 사는 맛이 아련한 추억처럼 떠오른다.
박씨는 대한민국전통미술대전 초대작가와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50여회의 초대전과 개인전을 통해 민속화 중견작가로 자리잡고 있다. 정읍사 여인상·황진장군영정·진묵대사영정·조경남장군영정 등 다수의 영정을 복원한 그림들도 그의 작품이다.
"세상살이가 저 민화처럼 아름다울 수는 없을 것인가” 전북예총 김남곤 회장(시인)의 평이다.
잡다한 시정의 망상을 씻어주는 이번 전시를 엿보는 기회는 오늘이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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