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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작품전 '여백이 있는 풍경'

 

비어있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꽉차있는 것과 보이는 것. 사진작가 김정우(33)의 사진은 존재하는 것을 통해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강조하는 작업이다. 지난 97년의 '이완된 풍경'에 이어 '여백이 있는 풍경'으로 두번째 전주전(28일부터 9월 4일까지 전북예술회관)을 갖고 있는 그는 '공(空) 개념의 사진적 해석'을 시도한다. 프레임 안의 사물을 제거하거나, 일정한 대상에 초점을 맞추고 그밖의 대상은 초점 밖으로 내보내버리는 그의 방식은 다양하거나, 더러는 환상적인 이미지로 확장되는 효과. 작가는 이 방식은 '사진적 문법'이라고 설명해두었다.

 

그의 전시작품 20여점에는 제목이 없다. 모두다 '공'을 주제로 설정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나무와 풀, 화초 등의 생명체부터 쓸모없게된 사무실안의 집기들, 나무위의 평상과 같은 일상적 사물까지 다양한 풍경이 '공'의 개념으로 그의 카메라에 포착되어 있다.

 

작품을 통해 작가의 언어를 다시 생각하는 일은 특별한 감흥이다.

 

그는 "사진 속의 대상이 갖고 있는 의미에 얽매이지 말 것"을 주문한다. 소재에 집착하지 말라는 작가의 주문은 보이는 것 자제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이다.

 

초점을 전체적으로 주지 않고 특정대상에만 맞추는 방식이나 하이라이트를 주어 그 대상이 다르게 보이도록하는 기술적 장치의 근원 또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로부터 찾아진다.

 

"역사적, 혹은 사회현상, 그리고 우리의 일상의 사건들이 우주의 원리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거나 그것들에 근본적으로 일치하는 질서를 발견하는 것이라지만 난 그리 거시적이지 못하다."

 

작가는 세속적인 집착들 속에서 공을 보고 공을 느끼고, 그리하여 공을 드러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전시 작품 중 색다른 소재로 눈길을 끄는 '시골방 풍경'. 한 사람의 삶을 읽어낼 수 있는 흙냄새 나는 이 사진은 그의 다음 전시회 주제인 '가족'의 시작이다.

 

작가는 전주 출신으로 중앙대와 같은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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