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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서양작가들이 펼치는 지필묵 향연

 

'세계 미술가 서예전'이 열리고 있는 한국소리문화전당 3층 전시실에 들어서면 묵향이 풍겨오는 은은한 분위기가 아닌 낯선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이다.

 

세계 16개국 31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서예의 세계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다.

 

회화·디자인·설치미술·퍼포먼스 등을 전공한 참여작가 대부분은 서예를 처음 접한 이들.

 

조직위에서 이들에게 보낸 것은 두 자루의 모필과 깔판, 전주 한지와 서예관련 도록·자료들. 도록에서 만나는 생소한 작품들을 직접 연구하고 흉내내면서 작가들이 자기만의 느낌을 살려 보내온 작품들이다.

 

피오나 스미스(캐나다)의 작품 '언어'는 진한 농으로 글씨를 쓰고 붓과 사람의 눈 등을 한쪽에 옅게 그려 한지를 꽉 채웠다. 여백의 미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한지 위에 나타나는 입체적인 글씨가 매력적. 나타냈다

 

주노 윤(캐나다)의 작품 '무지개'와 '판타지'. 바탕에 화려한 색으로 동심원을 그리고, 그 위에 먹으로 쓴 영어는 동양의 서예보다는 서양미술에 가까운 듯하다.

 

이번 전시에 사용된 여러 기법들은 낯설지만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있다.

 

낙관 역시 또하나의 볼거리. 정통 서예작가들이 작품 완성 후 한쪽 귀퉁이에 정성스럽게 찍는 낙관은 작품들과 어우러진다. 이들의 낙관은 손으로 터치하거나 이름을 사인하는 등 위치와 방법이 기존의 것과 다르게 자유롭다.

 

붓을 능숙하게 다루는 손끝의 야무진 맛이나 서예의 고유한 정신을 담아내지는 못하지만 서예와 서양 미술기법이 만나는 동과 서가 소통하는 자리다. 서양문화권의 정서가 담긴 낯선 작품들이지만 동양의 관객들은 서예의 새로운 세계를 보게된다.

 

이용 서예비엔날레 총감독은 "참여작가들이 작품에 영향을 줄 만큼 좋은 경험이었다”는 반응과 함께 국가간 경계를 넘어서 서예의 세계화를 위한 참신한 기획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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