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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축제] 천이두 소리축제 조직위원장 인터뷰

 

"올해도 잔칫상은 푸짐합니다. 우리 고장의 문화수준을 한 단계 향상시키고 또 우리 민족의 자랑인 소리문화를 고양시킬 수 있는 자리입니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천이두 조직위원장(74)은 "소리축제를 대대손손 자랑할 수 있는 우리 고장의 세계적 행사로 정착시켜야 할 것”이라며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촉구했다.

 

2001년 첫 행사때부터 줄곧 소리잔치를 진두지휘 해 온 만큼 세 번째 축제에서는 소리의 고장으로서의 위상을 보다 확실하게 해 두고 싶은 게 그의 바람이다.

 

"어느 한 군데에서도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행사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알차고 흥겨운 잔치가 될 것입니다”

 

천위원장은 "그동안 큰 행사를 치러내면서 실수도 있었고 보이지 않는 흠도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제 조직에 틀이 잡혔고 노하우도 축적된만큼 성공적인 축제를 자신한다”고 밝혔다.

 

관객들에게 권하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그는 실크로드 인접국가의 진귀한 민족음악을 소개하는 '소리길 실크로드'를 주저없이 꼽았다. 중·장년층 관객은 평생 듣지도 보지도 못할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고 음악전문가나 인류학 전공자들도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기회라는 것.

 

잔칫상을 차려내는 과정에서 스탭들을 가장 애타게 한 프로그램도 역시 소리길 실크로드다. 카자흐스탄과 스리랑카·오만·미얀마·베트남등 개발도상국 공연단이 대부분이고 또 거리도 가깝지 않아 섭외와 계약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축제의 정체성은 가변성을 가지면서 그 내부에 통일성과 주체성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소리축제의 중심 축에 있는 판소리의 경우에도 세부 프로그램은 해마다 새롭게 변해야 합니다”

 

첫 행사에서부터 제기된 정체성 논란에 대한 그의 답변은 명확하다.

 

"큰 행사에서 정체성을 지켜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고 또 정체성을 내세워 고식적인 관습에 안주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제한 그는 "이 같은 측면에서 소리축제는 그 틀을 확고하게 잡아나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판소리 동편제와 대사습의 본고장으로서의 전북은 문화적 색깔이 확실한 만큼 축제의 정체성에 대한 해답은 이미 나와있는 셈. 그러나 그 정체성이 매너리즘이나 획일성으로 흐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양성과 가변성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역문화계의 원로이자 내로라 하는 문학평론가로 잘 알려진 천위원장이 축제의 중심이 되는 판소리에 걸어놓은 애착은 각별하다.

 

더욱이 올해는 정년퇴임 이후 계속해왔던 대학 출강마저 지난 1학기 전북대 '판소리 강독'을 끝으로 마무리 지은 탓에 신경이 온통 한 곳으로만 쏠리고 있다.

 

전북대와 원광대 교수로 활동하다 퇴임후까지 꼬박 40년동안을 '제 자리'로 여겼던 강단을 떠났으니 허전하고 섭섭한 마음이 쉽게 사그라질 리 없다. 그리고 그는 그 공간을 축제로 채워가고 있다.

 

평생 판소리연구에 매진해 왔고 퇴임후 일본 교토(京都) 도지샤(同志社)대학 객원교수로 갔을 때도 현지에서 일본어로 판소리를 강의했다. 귀국과 동시에 소리축제에 발을 들여놓은 것도 판소리에 대한 열정 때문이다.

 

천위원장은 개막일이 다가오면서 날씨에도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성공적인 잔치를 위해서는 기상을 무시할 수 없는 데다 올해는 유난히 비가 잦았기 때문이다.

 

그는 축제기간 날마다 청명한 가을 하늘을 볼 수 있도록 기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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