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벌인 행위예술제
제3회 전주행위예술제가 열린 11일 오후4시 전주전동성당 앞마당. 유명 퍼포머들과 학생 참가자들의 공연을 함께 선보인 이날 특히 눈길을 끄는 무대가 있었다. 익산중학교 2학년 허진주·이보현양의 퍼포먼스'인형놀이'.
"어른들의 이중성을 말하는 거예요. 어른들은 우리에게 이것저것 요구하지만, 정작 어른들은 자신들이 지키지 못하는 약속도 많이 하잖아요”
진주와 보현이는 어른들에 의해 이리저리 휩쓸리는 '성적표를 목에 건 꼭두각시'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어른들의 간섭이 지나치게 많은 실상을 보여주고 싶었단다. 보현이의 이모인 행위예술가 김은미씨의 격려가 아이들을 새내기 퍼포머로 만든 계기.
"행위예술은 어른들만 할 수 있는 일 인줄 알았는데, 막상 해 보니까 너무 재미있어요”
이 작품은 지난 8월 김천에서 열린 청소년퍼포먼스대회에서 중등생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리고장서 몸짓 축제
"소리의 고장에서 몸짓의 축제가 열린다는 사실만으로도 전주마임축제의 가능성이 보입니다. 앞으로 두 예술장르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어울릴 수 있다면 그 의미는 배가 될 겁니다”
11일과 12일 제1회 전주한옥마을마임축제에 참가해 전주한옥마을 일대에서 공연을 펼친 한국마임협의회 조성진 회장(46·대구거리문화축제 조직위원장).
그는 "한옥마당에서 펼친 마임은 일상적인 공간에 일상적이지 않은 몸짓이 들어와 위로가 될 수 있고, 태조로 무대에서 펼친 거리마임은 마임이스트와 관객들이 자유롭고 쉽게 교감을 이끌어낼 수 있어 좋았다”며 두 공간 모두의 의미를 새롭게 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부대행사에 참여, '영화의 거리'에서 공연을 보여줬던 그는 "마임은 독자적인 예술로 자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타 장르와 결합해 각 장르의 기초언어로서 자리를 잡을 때 표현의 폭이 더 넓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1인 극단도 흥미진진
"전주의 한옥을 통해서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 지 상상할 수 있어 즐거웠다”
프랑스 1인극단을 운영하는 저글러 르노 르 빠쁘씨(34)가 11일 전통한옥(교동다원)에서 공연을 마치고 밝힌 소감이다. 저글링과 디아블로 등 도구를 활용한 마임을 보여준 그는 익살이 가득 담긴 표정과 몸짓으로 관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주변에 마임을 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마임을 시작하게 됐다는 그는 10년 경력의 베터랑. 프랑스에선 2명이 짝을 이뤄 주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한단다.
한국을 알게 된 건 여자친구인 김미정씨(31) 때문. 그는 공연의 사이사이 관객과 함께 한국말로 숫자를 세거나, 박수가 이어지면 "고맙습니다”를 외쳐 더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앞으로 2주간 서울 신촌 등을 돌며 즉흥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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