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남사당줄타기 이수자인 권원태씨(37·안산시립예술단 단원)가 12일 오후 6시 전주공예품전시관 놀이무대에서 축제현장을 찾은 시민들의 '혼을 탔다'.
'남사당패 줄타기'는 줄광대가 3m 높이와 15m 폭의 외줄 위를 걸어다니면서 재담과 갖가지 잔노릇(줄 위에서 벌이는 곡예)을 부려 펼치는 놀이. 소리꾼 김경호씨(도립국악원 창극단)의 장단에 맞춰 줄을 탄 권씨는 부채 하나에 중심을 의지한 채 서있기에도 아찔한 줄 위를 마치 얼음지치듯 미끄러지며 혹은 하늘높이 뛰면서 나아갔다.
축제가 많은 이 지역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이 공연을 위해 일부러 찾은 발걸음은 많았다. 그의 인기는 공연이 끝난 뒤 유명연예인에게 하듯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을 찍는 이들이 줄을 설 정도. 폭발적인 관객의 반응에 보답하듯 "호남의 예술이 전국 최고입니다”라는 말을 연신 내뱉으며 관객들과 하나가 됐다.
줄타기 20년의 배테랑인 그는 지난 1986년부터 6년간 마산 돗섬유원지에서 올린 공연을 시작으로 남양주 세계야외공연축제, 과천 마당극제, 대천 용왕극제, 공주 아시아1인극제, 부여시민축제연변자치주 50주년 민속공연 등 국내·외 공연을 통해 대중을 만나왔다. 전주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줄타기 명인 조성자씨를 사사한 그는 남사당의 계보를 잇는 몇 안 되는 기예인. "현재 전국적으로 줄타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단지 3명에 불과하다”며 "그나마 배우려는 사람이 거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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