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의 계절, 문학단체와 동호인 모임들의 결실이 뒤를 잇고 있다.
시·소설·수필·평론 등 회원들의 작품과 다양한 특집으로 촘촘하게 엮인 각 단체의 기관지들이다. 책의 맨 마지막 부분에 있는 '편집후기'들은 말 맛과 정 맛을 더한다. 독특한 기획특집들도 먼저 관심을 끈다.
전북문인협회(회장 소재호)의 '전북문단'(제41호)은 타지역 회원들의 수필을 모은 특집과 최형·정양순·정양·우미자·진동규·김재란 시인의 시를 '다시 감상하고 싶은 시(詩)'로 기획으로 엮었다. 남원지방의 전란사와 한말 전북지역 의병활동 등을 소개한 '전북의 항일운동사'도 지난 호에 이어 계속됐다. 남궁웅씨는 편집후기에 '매미에게 뒤통수를 얻어맞고서 시뻘건 눈물로 원고지를 메운 우리 詩나 읽어보소서'라고 썼다.
전북여류문학회(회장 이소애)는 동인지'결'(제15호)을 펴냈다. 지난 5월에 연 '들꽃의 향연전'을 사진으로 엮었고, 당시 전북대 과학대학 유종국 교수의 강연록 '역사 속 여류문인의 삶과 문학'을 특집으로 소개했다. 제8회 여류문학상을 수상한 수필가 김은실씨의 대표작품도 눈길을 끈다.
문예연구사(대표 서정환)의 '문예연구'(제38호)는 지난호에 이어 '문학과 성(性)'을 기획특집으로 엮었다. 이동재 시인의 '소설과 성 교육'과 허왕욱씨(한국교원대 강사)의 '고전시가와 성, 몸의 대화'는 많은 이들이 두고두고 읽어볼 것 같다. 이 기획은 이후 단행본으로 발간할 계획. 또 문예연구 출신작가 25명의 글을 모은 특집도 돋보이는 기획이다.
표현문학회(회장 이동희)의 '표현'(제42호)은 1억원고료의 제1회 국제문학상에 당선된 완주출신 작가 류영국씨의 장편소설'만월까지'를 집중 분석했다. 문학평론가 호병탁씨와 중국 경덕진 도자대학교 미술학부 김은진 교수, 이동희 시인이 평했다. 소설가가 흔치않은 지역의 현실에서 3편이나 실린 단편소설들은 또다른 의미의 특집으로 여겨진다.
갈숲문학회(회장 한성수)도 열다섯 번째 동인지 '하늘과 바람과 갈꽃'을 냈다. 시모음 특집 '시의 정수를 위하여'를 기획했고, 한성수 최상구 진의하 정극태 장태윤 김종선 김문덕씨 등 시인의 시와 문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한 고삼곤씨의 단편소설 '어떤 살인죄'를 실었다. 문예한국사(대표 소병학)에서도 창간28주년 기념호'문예한국'을 냈다. 특집이라 이름지은 기획은 없지만 다른 잡지들과 달리 작가들의 사진을 칼라판으로 크게 편집한 것은 볼만하다.
'표현'의 편집후기에 담긴 글처럼 시간과 생활의 한 허리를 둘러내 나온 이 잡지들을 받아들면 모든 잡념이 무(無)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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