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11 17:39 (수)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일반기사

7년만에 개인전 갖는 우산 송하경 교수

 

“서예의 정체성을 찾아 나선지 오래지만 나에게 서예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현안화두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다섯번째 개인전을 갖는 중진서예가 우산 송하경교수(61, 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 지난 96년 서울 일민문화관에서 가진 개인전 이후 7년만의 여는 이 전시회는 그에게 새로운 의미다.

 

“올해 1년동안 안식년을 보내면서 그동안 미뤄놓았던 작업을 추스렸지요. 논문 한편과 책한권(서예미학과 신서예정신)을 얻었고, 붓글씨 쓰는 일에도 모처럼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그렇게 얻은 작품 68점. 그는 용기내어 ‘사계의 방가(方家)· 동호인’을 만나는 일을 벌여놓고보니 적잖이 마음 설레인다고 말했다.

 

우산은 80년대말 서단의 개혁을 주도해 서예협회의 창립을 이끌어낸 기수. 부친인 강암 송성용선생이 서예의 예술적 경지로 한국서단의 역사로 섰다면, 그 또한 새로운 개혁의 물결을 일으켜 한국서예 역사를 다시 쓰게 한 주역이다.

 

“서예는 서(書)의 도와 법을 실현하는 예술입니다. 이를테면 자기진정의 개성과 자유를 표현해내는 문자쓰기의 조형예술이랄 수 있지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쓰기의 행위는 반드시 지(知)·정(情)·의(意)가 일체화된 열린 마음을 갖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묻고 또 묻는 ‘과정’ 자체를 중시하는 그가 정리하는 서예의 개념은 의외로 명쾌하다. 그 개념은 우산이 정리한 ‘신서예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서예의 시대성과 철학, 학문적 함의를 모두 수용하고 있는 ‘신서예’는 오늘날 일반적으로 내세워지는 ‘현대서예’와는 또다른 개념이다. 방자스럽고 혼란스럽게 뼈와 힘을 외부로 노출시켜 과도하게 조작하기보다는 서예의 정체성과 조형성을 주목하면서 진정어린 개성과 자유를 표현하고 담아내는 그런 서예다.

 

‘어떤 서체, 어느 양식도 거부하지 않으며 결코 무성의하거나 자기진실을 상실하지 않는’ 신서예가 갖춘 미덕은 또있다. 이해하기 쉬운 글감에 사상과 철학을 담아 관객들에게 심적 안정감과 상쾌감을 전달하는 경지가 그것이다.

 

이번 작품들도 예외없이 쉬운 내용에 누구나 이해 할 수 있는 글감이 중심이다. 그 스스로 지은 글제도 적지 않다. 간단하고 명료하지만 가슴에 와닿는 울림이 강한 그런 글제들이다.

 

형식으로 뿐 아니라 작가 자신의 철학과 사상을 반영해낸 진정한 창작 세계를 추구하는 그의 예술세계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학문과 서예의 두길을 걸어오면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두 영역을 결합하는 학문적 작업을 추구해온 우산은 전북대교수를 거쳐 85년 성균관대로 옮긴 이후, 유학대 학장과 대학원장, 박물관장 등을 역임했으며,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의 1회부터 3회까지 조직위원장을 맡아 기반을 다져 놓았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