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의 발목을 붙잡는 듯한 근성을 보이는 구두밑창에 늘어붙은 껌, 지구 같기도 하고 태양 같기도 한 마음 하나를 밀고가는 왕쇠똥구리…’
주봉구시인의(61)의 다섯번째 시집 ‘시인의 집’(월간문학)이 나왔다.
소소한 일상에서 진리를 발견하고, 비유를 통해 그 대상의 가치를 높이는 시인은 건강한 자보다 병든 자, 버림받은 자가 삶에 대해 깊이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연작시 ‘허망한 노래’는 수술실에서 혹은 떨어지는 꽃을 보며 느낀 허무함을 담담하게 읊은 것. 조용한 산사에서 얻은 깨달음이나 역사를 품고있는 작품들도 눈에 띈다. 김영랑· 이병기·신동엽 생가에서 쓴 ‘시인의 집’은 선배 시인을 닮고 싶어하는 주씨의 마음이다.
‘감동을 주지않는 무미건조한 시는 효용을 상실한 시’라고 생각하는 그는 겉멋에 치우쳐 수사학에 의존해 깊이가 얕은 시를 경계한다. 허무의식과 종교적 주제를 주로 담아온 주씨는 탄탄한 구조와 시에서 배어나오는 절제미가 특징.
1979년 ‘시와 의식’ 신인상으로 등단한 그는 정읍 출신으로, 현재 ‘문예한국’ 기획위원 ‘대한문학’ 편집위원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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