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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대 영화과 학생들이 꿈꾸는 영상의 미래

 

영화제작열기가 뜨겁다. 전북에서 잇따라 촬영되는 대형영화들과 전주독립영화협회·씨네마팩토리 등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생긴 영화제작 단체와 동아리뿐 아니라 우석대·전주대·예원예술대·백제예술대 등 대학의 관련학과에서도 영화 제작이 활발하다. 특히 매년 수십 편의 영상물을 제작하는 우석대 영화학과는 풀뿌리 영상인력을 만들어내는 지역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우석대의 자랑거리가 되고 싶습니다”

 

14일 오후 9시 우석대 예체능관. 십여명의 학생들로 분주하다. 자판기 앞에서 그럴싸하게 폼을 잡은 남과 여. 삼단받침을 한 카메라와 마이크 대, 작은 모니터. "액션” "컷” "NG” 연출의 한마디에 움직임은 더 숨가쁘다. 영화과 영화촬영실습 현장.

 

"닫힌 건물에서 한 쌍의 남녀에게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을 겁니다”

 

연출을 맡은 장아람군(3년)은 새벽에 필름 편집작업을 하다 느꼈던 감정을 이 작품으로 보여주고 싶단다. 극의 형식을 위해 '사랑'이란 코드를 삽입했다. 촬영기간은 일주일에서 한달 반 가량. 시나리오 작업에서 시사회까지는 한 학기를 온통 영화에 쏟아야 한다. 이들의 촬영은 수업을 대신하는 것이지만 표정은 지루하지 않다. 스스로 구상하고 만드는 수업이기 때문이다.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마음대로 담을 수 있잖아요”(장윤희·4년)

 

"자기만의 시선을 잡을 수 있죠. 쓰레기장이라고 해도 한 송이 꽃에 주목했다면 그 화면은 아름답게 보일 것이고, 화려한 곳에서도 반대편에 있는 아픔을 그릴 수 있잖아요”(윤경호·2년)

 

자신의 생각이 담긴 자기만의 영토를 영상이란 매체로 담으려는 것. 영화과 김영혜 교수는 "학생들은 자신들의 정체성 찾기에 가장 관심 있다”며 "내용은 대개 학창시절의 추억과 꿈을 그린 작품에서 현실인식과 사회문제로 변해 가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2학년부터 4학년까지 매 학기마다 디지털워크숍과 필름워크숍을 통해 작품을 직접 제작하고 있는 이들은 1997년 단편 '피아노는 왜 미성년자 관람불가인가'를 시작으로 해마다 15∼20여편의 영상물을 쏟아내고 있다. 뮤직비디오·뮤직드라마·비디오 단편·디지털 단편극영화·디지털 다큐·16mm단편 등 장르나 포맷도 다양하다.

 

학생들은 이론·기술 공부와 현장실습이 더 필요하다고 아우성이지만, 적극적인 태도와 독특한 발상이 발휘된 작품들의 성과는 만만치 않다. 전주국제영화제나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 초청되거나, 전주시민영화제·VJ영상작품콘테스트(JTV 주최) 등 각종 대회에서 좋은 결실을 맺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전북여성영화제에서 거둔 성과는 탁월하다. '홍성례씨의 열 세 번째 아이'는 장려상을, '기름에 빠진 물'과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연이어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올해 최우수상도 장미경양(4년)의 첫 연출작품인 '정거장'. 그는 "디자인이나 조명 등 필름작업에서 선·후배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작품으로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촬영현장에는 늦은 시간이었지만 선후배의 발길이 잦았다.

 

3년전부터 촬영관련 기자재를 꾸준히 갖추고 있고, 수백 만원에 이르는 제작비 전액을 학교에서 지원하는 시스템이 이들의 큰 지원군. 다른 대학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제도다. 영화과에서 기획·운영하는 수요영상제·우석청소년영화제 등 행사들도 학생들의 영화에 대한 관심을 한껏 업그레이드하는 장치.

 

그러나 이들은 "작품을 공개 상영할만한 계기가 많지 않다”고 말한다. 김교수도 "학내 촬영여건은 좋지만 전북지역의 영상 활성화는 아쉬운 면이 있다”며 "산학협동 형태의 프로덕션이 생겨야 한다”고 설명한다.

 

2001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 짧은 역사는 이들이 개척해야 할 몫. 현장에서 활동하는 선배들이 적어 아쉽지만 자신들이 후배를 이끌어줄 선배이기 때문이다.

 

"적극적이고 독특한 발상을 소유한 학생들이 끊임없이 영상물을 만들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노력이 좋은 열매를 맺고 있고, 학교의 지원도 활발합니다. 앞으로 전북영상산업을 이끌 인력들은 이곳에서 탄생할 겁니다”

 

우석대에서 시작될 풀뿌리 영상인들의 모습이 한껏 정겹다.

 

최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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