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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칸타타 '24절기의 노래'

 

시인 안평옥과 작곡가 김삼곤. 소리꾼 고상덕·서춘영과 성악가 김동식·김선식, 대중가수 미즈 문. 익산시립합창단과 Holy Cross합창단. 클라리넷과 대금. 서양 타악기와 우리 악기인 쇠. 국악가요와 대중가요….

 

다양한 만남을 시도했던 칸타타 '한국의 4계, 24절기의 노래'(26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 이해와 화합을 통해 조화를 선보이려 했던 무대는 충분히 흥미로웠지만 감동은 그에 못미친 듯 했다.

 

출연자들의 자연스럽지 못한 표정과 무대매너, 연주자들의 잦은 실수, 경쾌하지만 지루했던 24개의 전곡(全曲), 유달리 많았던 현악기 음색. 그래서 객석에서 자아내는 얕은 숨이 잦았을까. 영상을 무대 중앙에 배치해 시선을 집중시켰지만 정작 끊김이 잦고 흐름이 빨라 시와 24절기의 정취를 녹록하게 보여주려 했던 주최측의 의도가 살아나지 못했던 것도 아쉽다.

 

무대에 선 이들의 소통은 시도의 의미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고 매끄럽지 못한 호흡은 연습부족의 혐의(?)를 갖게 했다. 소리꾼과 성악가가 부르는 곡의 차별성은 드러나지 못했고, 서로의 결합도 곳곳에서 흠이 보였다.

 

이런 저런 아쉬움이 적지 않았지만 우리네 절기에 따른 풍경을 시와 노래로 표현한 것이라든지, 5명의 이색적인 창자의 결합 등은 돋보이는 시도였고 관객과의 소통에도 어느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여진다. 다른 공연과는 달리 문학인·음악인 등 예술분야의 '이웃사촌'들이 객석의 상당부분을 채웠던 때문만은 아니다. 노래가 끝나는 순간마다 관객들의 박수로 객석은 훈훈했고, 모처럼의 나들이에 감명을 받은 관객들도 적지 않았다. 자신의 장르만을 고집해왔던 예술인들에게는 다른 장르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의미도 크다.

 

오케스트라의 첫 지휘봉을 잡았다는 지휘자는 공연 내내 들뜬 표정과 행동을 굳이 감추려들지 않았다. 24편의 시(대본)를 쓴 시인의 설레임도 다르지 않았을것 같다. 피날레가 끝난뒤 무대에 오른 시인과 작곡가의 쑥쓰러운 듯, 그러나 환한 웃음으로 즐거워하는 풍경은 부러움을 살만큼 좋았다.

 

최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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