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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치솟는 예술의 땅으로] 제42회 전라예술제

전북예총이 주최하고 산하 10개 협회가 주관하는 제42회 전라예술제가 '2003 치솟는 예술의 땅으로'를 주제로 10일 개막, 지역예술인들이 1년 동안 준비한 창작의 결실을 펼쳐낸다. ([email protected])

 

이 지역 예술인들이 한마음으로 준비한 제42회 전라예술제가 10일부터 막을 올린다. 전북예총(회장 김남곤)이 주최하고 산하 10개 협회가 주관하는 올해 예술제의 주제는 ‘2003 치솟는 예술의 땅으로’. 지난해와 같이 산하 단체가 1년 동안 준비한 창작의 결실을 소리전당에서 집중 펼쳐낸다.

 

10일 오후 3시 소리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예술제 시작을 알리는 개막풍물향연과 개막테이프 커팅 등 축하행사로 대단원의 문을 열 이번 예술제는 공연(10일∼15일)과 전시(22일∼28일) 분야가 각각 시기를 달리해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일부 협회는 한해 결산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예년 행사를 답습한 인상이 짙어 아쉬움이 없지 않다.

 

김남곤 예총회장은 “전북의 예술문화를 이끌어 온 10개협회 예술인들은 열악하기 그지없는 운영을 감내하면서도 창작의욕 고취와 회원 결집을 위해 손잡고 매진해 왔다”며 “예술제를 통해 전북예술인들은 도민과 더불어 아쉽게 기우는 한해를 깊이 성찰하려 한다”고 밝혔다.

 

■ 문인협회의 시화전

 

시화전·시낭송대회·문학강연·전북문인의 밤 등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 시화전은 회원들의 아름다운 글과 미술인들이 직접 그린 그림이 만난다. 예년에 비해 자발적인 참가자들이 대폭 늘어났다. 23일 오후 6시부터 90분간 소리전당 국제회의장에서는 시낭송대회가 열리고, 27일 오후 5시 전주 갤러리아웨딩홀에서는 문학강연과 전북문인의 밤, 전북문학상·이철균시문학상·전국중고생백일장 시상식이 열린다. “도민들의 문학 정서를 한층 고양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고 소재호회장은 밝혔다.

 

■ 미술협회의 ’잔라도 기억의 함성’

 

한국화·서양화·조각·공예·디자인·서예·판화·설치·걸개작품·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가 참여하는 전시회.

 

“우리고장의 역사가 살아있는 곳을 집중 조명한 전시회로 우리가 잊고 있는 전라도의 정신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이형구회장은 말했다.

 

미혀보히원들의 순수예술 창작성과를 보여주는 자리이면서 관람객들과 함께 우리의 삶을 나누고 싶어하는 기획취지를 담았다.

 

■ 국악협회의 ‘가자! 전북 국악의 밝은 미래를 향하여’

 

시조창·민요·판소리·가야금병창·부채춤·사물놀이·합북과소리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전통국악의 향을 전하는 프로그램. 100분간 펼쳐질 이 행사는 출연진만 해도 1백60여명에 이른다. 특히 국악과 무용이 함께 어우러져 창작된 ‘춤으로 엮는 진도아리랑’ 등은 눈여겨볼 만 하다. 김학곤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량무’로 직접 무대에 선다. 김회장은 “전통예술의 오묘함과 조상들의 예술적 재능의 맥을 잇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소개했다.

 

■ 연극협회, 오이디푸스와의 여행

 

극단 ‘하늘’이 대표선수로 나서 ‘오이디푸스와의 여행’(연출 조승철)을 공연한다. 희랍 신화 ‘오이디푸스 왕’과 장정일 원작의 ‘긴 여행’이 한데 묶인 한편의 희비극이다. 기차가 출발하면서 실내는 광대들의 놀이판이 되고, 그 안에서 무임승차와 섹스, 살인을 저지른 남녀의 도주행각 등이 삽입되면서 오이디푸스의 신화가 펼쳐진다. 종착역은 구원이라는 아주 낯선 곳. 박병도 회장(46·전주대 교수)은 “연극은 많지만 향유 층은 매니아들에 한정되어 있다”며 “연극을 접하지 않았던 관객들의 참여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음악협회, 전북교향악연합합창 페스티벌

 

겨울밤 가족과 함께 즐기는 훈훈한 음악회를 연다. 소프라노 송금영·강은신, 바리톤 김승곤, 콘트라베이스연주자 송석문, KBS어린이합창단·전주모테트합창단·전북체신청합창단·하늘노래합창단이 출연, 무지카 까메라타 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이일규)와 절묘한 앙상블을 선보인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을 편곡해 박미애씨와 째즈댄스단이 흥겨운 춤판도 연다. 시민들을 배려해 무료 귀가 버스를 운행한다. 신상호 회장(56·전북대 교수)은 “오케스트라의 장중함과 솔리스트의 우아한 멜로디, 그리고 연합합창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무대”라고 소개했다.

 

■ 무용협회의 ‘전통무용의 대향연’

 

무용협회의 무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은 한국춤의 축제마당이다. 김숙회장은 “이번 전라예술제를 통해 무용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즐기고 어울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명구 김일환 최은숙 김현정씨등 젊은 춤꾼들이 관객과 하나되는 신명을 어울어낸다. 태평무와 ‘원두막의 연정’‘신의요람’ 등 창작춤을 발표한다. 각 시·군 무용협회 회원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 건축가협회 ‘건축의 미래’

 

회원들과 전북지역 건축전공 대학생들의 찬조작품을 전시한다. 프로 건축가들의 노련한 실력과 미래 건축가들의 참신한 시도들이 어우러지는 흥미로운 전시.

 

신영무회장(호원대 교수)은 “건축작품전시만 하던 예년에 비해 많이 풍성해졌다. 전북건축의 미래까지 짐작할 수 있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전북건축문화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주제로 올해 처음 시도되는 ‘전북건축문화포럼’은 특히 눈길을 끈다. 전북건축의 현안을 살펴보고 이론적 연구를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사진작가협회 ‘다시보는 전북의 문화유적’

 

회원들의 작품전시회. 주제 있는 전시를 기획, 우리 지역의 문화유적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우리가 살고있는 고장의 아름다움을 사각 프레임 안에서 재조명했다.”는 김준기 회장 직무대행은 “같은 대상이라도 사진적 측면으로 조명하면 달라보인다”며 전북의 문화유산과 자연경관, 전통 세시풍속을 다양한 사진기법으로 담아내 관람객들의 해석의 통로를 열어놨다고 소개했다.

 

■ 영화인협회, 우수영화상영·전북디지털영화작품 시상식

 

도민들을 대상으로 한 우수영화상영 ‘갈갈이 패밀리와 드라큐라’와 지난 달 공모를 끝낸 전북디지털영화공모전 시상식을 연다. ‘갈갈이∼’(감독 남기남)는 지난 8월 개봉 당시 ‘호환·마마보다 더 무섭고, 개그콘서트보다 더 웃긴 영화’라는 수식어가 붙은 코믹액션. 12월 ‘감사의 달’을 맞아 불우 이웃과 장애우를 초청해 함께 한다.

 

김득남 회장은 “디지털영화 공모전을 통해 디지털 영상시대를 선도할 우리 지역 시민들의 영상문화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연예협회, 제12회 전라예술가요제

 

‘전북의 가요­도민과 함께’를 주제로 서민들의 애환을 담은 가요 경연을 펼친다. 도민이 직접 참여해 함께 만들어 가는 무대. 지난 달 30일 3대 1의 예선을 통과한 14개팀이 참여한다. 이도희(진안)·이상용(고창)·최영주(부안)·조길성(장계)·정중(전주) 등 이 지역 출신 초대가수들이 전북을 소재로 한 가요를 부르는 시간도 특색 있게 보인다.

 

김용철 회장(55)은 “대중가요를 예술제를 통해 전라인의 가요정서로 한 차원 높게 승화시키는 자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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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우·도휘정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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