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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백여년 김제 서예의 전통과 현대전

 

전북서예가 한국 서단의 큰 맥을 형성하고 있다면 전북서예의 지류는 김제서예에서 비롯됐다. 한국서예의 본향 김제서예의 전통을 재확인하고 오늘로 이어내는 전시가 있다. 30일까지 김제시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김제서예의 전통과 현대’.

 

지난 9월 창립, 사단법인 한국서예문화연구회(이사장 이은혁)가 여는 첫 사업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조선중기 1519년 작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5백여년의 김제 서예사를 되살려냈다. 유명한 몇몇 서예가에 치중됐던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김제서예의 맥을 이룬 향토 유고작가들을 중심으로 회원 40여명도 함께 출품했다.

 

한국서예사에 큰 획을 그은 17세기 송재 송일중(1632∼1717) 19세기 석정 이정직(1841∼1910) 20세기 강암 송성용(1913∼1999)을 기본 줄기로, 석정의 문인들이었던 조주승 오기두 박규환 조기석 송기면 나갑순 강동희 최규상 유영완 최승현과 유재 송기면(1882∼1956) 문하의 김정기 송하영 이상록 등 경지에 오른 다양한 필적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 위주로 선별하고 위작과 모작 위험을 없애기 위해 친족 중심으로 작품을 수집하다보니 자료수집에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만큼 성과도 적지 않다.

 

학문과 서예에 고루 능했던 석정의 작품들은 동학농민전쟁 때 집이 불에 타 대부분 손실됐지만, 유족 서울여대 이종석 교수의 도움으로 어렵게 구할 수 있었다.

 

‘철마가 하늘을 오르는 것 같다’고 하여 중국까지 명성을 떨쳤던 송재. 산속에 파묻혀있던 송재의 1600년대 작품 입석산석각을 발견, 탁본한 것은 큰 성과다. 전시 기간 전시실을 찾았던 한 관객은 송재의 친필 병풍을 자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금석학의 대가 오세창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던 최규상의 유작전시도 뜻깊다.

 

유영완과 아들 유근상, 조주승과 아들 조기석, 송일중-송기면-송성용-송하경 등 가족으로 대물림되어 온 서예정신도 느낄 수 있다.

 

한국서예문화연구회는 석정 이정직을 집중조명한 특별전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작고작가 개인 기획전을 진행, 한국서예에 대한 지속적 연구를 해나갈 계획이다. “옆집 옆집이 다 서예가를 배출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김제서맥은 풍부하다”고 소개한 이은혁씨(전주대 겸임교수)는 “한국서예문화연구회가 학문적 연구와 함께 김제의 유학적 전통을 기반으로 한국서단을 활성화시키는 실질적 토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계획대로라면 이번 전시는 김제의 탄탄한 서맥을 정립하는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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