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새해 도내 무용계는 신명난 춤판처럼 전라북도 2003 무대공연작품제작지원사업에서 1억3천만원의 가장 많은 지원금을 배정받는 기분 좋은 소식으로 출발했다. 자연히 무대공연이 활발했으나 장르별로는 전통춤이 강세를 보인 반면 현대무용과 발레는 예년 수준에 그쳤다.
도내 각 대학 교수들의 활동 활발
올해 가장 돋보인 단체는 2003 무대공연작품제작지원사업에서 잊혀져가는 마을춤 연구로 우수작품에 선발, 5천만원의 집중지원을 받은 우석대 김경주 교수와 자미수현현무용단. 이 단체는 지역에서 뿐 아니라 서울 등 해외로까지 진출하는 성과를 일궈냈다. 2월에는 홍콩의 대표적인 민속축제 홍콩국제구정축제에 초청받았고, 벽사 한영숙 14주기 추모공연과 제8회 충청무용제전에도 참가했다.
도내 대학 교수들과 그들이 이끄는 무용단도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전북대 김원 교수가 이끄는 김원무용단은 전북대표로 제12회 전국무용제에 참가해 은상을 차지했으며 이미지를 강하게 부각시키는 현대춤의 독창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전북대 이경호 교수는 창작한국무용 ‘바그다드 샤콘느’를, 원광대 오문자 교수는 멕시코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의 삶을 무용으로 조명했다. 우석대 손정자 교수 무용단은 창작무용극 ‘박타는 놀부’ 공연을 펼쳤고, 발레의 불모지라 불릴 만큼 발레를 전공한 지역 춤꾼이 부족한 현실에서 원광대 백의선 교수는 제자들과 함께 모처럼 익산에서 공연무대를 올려 관심을 모았다.
전북대 무용학과 교수들과 학생들이 4년만에 다시 연 정기발표회 ‘표현 2003’은 스승과 제자가 함께 무대에 오르는 특별한 무대였다.
관객층 넓히기 기획무대
각 무용단의 정기공연 외에도 좀처럼 접하기 힘든 독무나 무용이 생활 속으로 가까이 들어오려는 재밌는 기획무대가 마련된 것도 특징이었다. 관객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안겨주는 기획무대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기획한 춤 무대. 상반기에는 현대무용단 사포가, 하반기에는 춤사랑 해오름이 초대돼 각각 어린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춤으로 읽는 동화’와 전통놀이와 풍습을 춤으로 풀어낸 ‘춤으로 만나는 옛날’을 선보였다.
활기 띤 전통춤 기획공연
전주 전통문화센터는 올 한해 모두 열한번의 ‘우리춤의 숨결’을 기획했다. 최선씨를 비롯해 김희숙·심운회·고명구씨 등 명무들과 젊은 무용수들의 자리를 골고루 마련해 전통춤 대중화에 앞장섰다.
원광대 이길주 교수가 춤 인생 40년을 돌아보는 ‘전통춤 향기’를 올렸고, 조향숙씨는 연꽃 향이 가득한 산사 김제 청운사에서 문학과 춤이 어우러진 ‘문학과 백련향이 어우러진 춤’으로 주목을 모았다.
열한살때 김일성 주석 앞에서 춤을 추고 무용가 최승희를 계승했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천재성을 인정받는 조총련계 무용가 백향주씨 전주공연은 도내 무용계에 신선한 충격과 활력을 불어넣었다. 소리축제에서 마련한 ‘소리와 춤의 명상’은 홍신자·이애주씨를 비롯해 지역 춤꾼 이경호·신용숙씨가 출연해 독특한 춤세계로 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전했다.
전북무용협 새집행부 꾸려, 수상도 이어져
지난 8월 금파춤보존회 김숙 이사장은 ㈔한국무용협회 전북지회 지회장에 당선돼 임기 4년동안 전북무용협회 살림을 맡게됐으며 새로운 집행부가 꾸려졌다.
지역 무용가들의 반가운 수상 소식도 이어졌다. 우석대 김경주 교수는 (사)한국미래춤학회에서 제정한 예술대상을, 전북대 이혜희 교수는 여성체육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제8회 조정순 체육상 공로상을 수상했다. 무용협회 최태열씨는 한국예총전북연합회 2003전북예술공로상(한국예총회장상)을 받았다.
춤 공연문화의 건강성 회복 과제로
여느해보다도 공연무대가 활발했던 올해 지역 춤판은 도약의 기반을 다졌으나 부문별 편식이나 무용관객의 부족함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특히 경우에 따라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동원되는 공연도 적지 않았는데, 사전 교육 없이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과제물용 감상이 가져오는 교육의 효과에 대해 우려하는 소리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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