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여성단체협의회와 전북여성단체연합 그리고 도내 여성단체들은 올 한해 호주제 폐지를 위해 단합된 힘을 보여줬다.
△사회적 이슈에 매달린 한해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에 대한 차별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전북대학병원과 전북대 원광대병원 등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항쟁은 거셌다. 특히 전북지역 비정규직 학교영양사들은 정규직으로의 전환과 전국 하위에 머무는 근무일수를 늘려줄 것 등을 요구하며 도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노동조건의 향상에 매진한 한해였다.
도내 여성계는 새만금 개발 중단과 부안 원전센터 유치 문제, 반전평화운동, 이라크 파병 반대운동 등 봇물 처럼 쏟아져 나온 지역 현안에도 분주히 움직였다.
올해 경제불황이 계속되면서 전주가정법률상담소 등에는 카드빚을 감당하지 못한 가정파탄과 이혼 등 상담이 속출한 가운데 여성단체들은 회비는 물론 후원금 모금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재정 확보 어려움
각종 공모사업이 확산되고 단체들의 참여가 늘면서 사업을 위한 토대는 어느정도 확보됐지만, 폐 동사무소 등지에서 곁방살이를 해온 단체들은 올해도 곁방살이를 면치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회원들의 자구노력과 교부세 확보로 건물 신축을 확정한 대한주부클럽연합회전북지회의 결실은 다른 단체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올해가 창립 20주년이 되는 해여서 더욱 그 의미가 깊다.
여기에 전북여성발전연구원이 제안한 딸 사랑 모금운동은 여성단체에 자립 노력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하반기 들어서는 30억원으로 조정을 마친 내년부터 활용될 전북도여성발전기금 운용 방향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단체별 활동
전북여성단체협의회는 올해 뚜렷한 이슈 없이 각 단체별 활동을 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다만 제 4회 전북여성영화제를 치르면서 영화제 역량을 더 기르고 특히 한국여성재단 지원으로 올해 처음 실시한 여성영화아카데미는 그 전부터 해왔던 여성단편 경선 공모와 함께 지역에서 여성영화인을 길러내는 교두보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전북여협은 부산여협과의 교류를 4년만에 재개해서 우정을 다졌다.
전북여성단체연합은 세계 여성평화군축의 날에 연합 가입회원단체들이 전 도민 행사를 벌여 눈길을 끌었으며, 지역 현안 문제에 타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활동이 많았으며, 행자부 지원의 민주시민 양성교육이 시민들의 의식형성에 도움을 주었다.
전주YWCA는 올해 전북지역 이마트 지역법인화에 온 힘을 기울였다. 유통업체의 지역경제 잠식 우려를 내걸고 공청회와 서명운동 등을 거쳐 이마트로 부터 전북에 산지 바이어를 두고 지역산품의 매입을 확대하겠다는 확약을 받았다.
여성부 후원으로 전주YWCA 부설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지난해부터 연 인형극 지도자과정은 올해 수강 주부들이 도깨비 인형극단 상설공연을 할 정도로 성장했다.
또한 학생에서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된 방애인 봉사단의 활동도 컸다. 장애우 인권운동에 전주YWCA의 대학생 회원들이 적극 나선 것과 전주YWCA가 올해 처음으로 참 아줌마를 선정하고 참 아줌마 상을 확산시킨 것도 기록에 남았다.
전북여성회관이 전북여성발전연구원으로부터 2002년 7월 수탁 후 전문여성인력 양성을 위한 전문 교육 심화교육을 내걸었지만 올해부터 시작한 제 1기 수강 교육은 정체성 논란을 빚었다. 그러나 올해 처음 전북여성회관이 시도했던 사회기초조사원 교육은 큰 호응을 얻었다.
전북여성장애인연대가 1백일 동안 벌인 기부 릴레이도 장애인의 인식 전환에 도움을 주었으며, 전북여성정치발전센터가 주최한 초등학생 모의 의회도 도내 36명 초등학교 여학생들이 도의원이 돼서 의정활동을 펼쳤고, 한국여성경제인협회전북지부는 올해 내실을 탄탄하게 다졌다.
이러한 걸스카우트전북연맹은 올해 어렵게 진행하던 여성정보센터를 본부에 반납해서 컴퓨터 교육 자체를 없애 아쉬움을 남겼다. 또 전국장애인 잼보리인 아구노리를 전북에서 주관해서 열었으나 다른 단체들과 연대하지 않아 전도민의 관심을 끌지 못한 점이 지적됐다.
전북여성농민회는 칠레 농산물 개방을 앞두고 매진했으며 우리농산물 소비실태, 농업농촌 인식조사도 나섰다.
△탈 많았던 가폭 성폭 상담소
등록제 전환 이후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난 도내 성폭력과 가정폭력 상담소에 대한 구조조정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자생력 없는 상담소의 퇴출이 논의되는 등 변화의 목소리가 높았다.
여성부가 가정폭력 성폭력상담소 및 보호시설 통합 운영 타당성 검토를 위한 정책연구 용역을 벌인 결과 전북지역의 성폭 가정폭력 상담소가 과밀화돼 있다는 진단을 내놓으면서 지역 상담소들의 활동과 재정 상황에 대한 재검토, 예산지원의 방식 전환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 특히 여성단체 부설 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당수 상담소들이 국비와 지방비 의존도가 높아 적정수 유지와 통합운영 유도가 과제로 남았다.
성폭력예방치료센터의 운영과 부설의 성폭력상담소 그리고 디딤터 등 운영 체계와 관련된 문제가 불거져 관의 관리에도 문제점이 지적됐다.
지난 9월엔 15년간 여성폭력추방 운동 등 전북여성인권을 위해 활동해온 함경숙 전 전주여성의 전화 대표가 51세로 별세, 전북 최초의 여성장으로 그를 떠나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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