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법스님이 오는 3월 실상사 산문을 나선다. 종교와 종교의 벽을 허물고 마을과 마을을 찾아다니는 '탁발순례'. 인간다운 삶을 위해 조화와 공생의 문화를 가꾸어내는 생명과 평화를 전파하는 운동이다.
-무엇을 위한 탁발순례입니까.
인드라망의 세계관과 철학이 우리 삶의 철학으로 자리잡게 하고, 그 철학에 근거해서 우리 삶의 문화가 이루어지도록 해보자는 뜻입니다. 탁발은 의미 자체가 출가 수행자들이 살아가는 방식이예요. 탁발은 불교만의 개념이 아닙니다. 종교와 관계없이 진리구현을 위해 세속적 삶을 내려놓고 진리구현의 길을 찾아가는, 또 찾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지요.
-탁발의 의미는.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밥을 빌어 육신을 지탱해가고, 진리의 스승에게 진리를 빌어서 자기 완성과 삶의 완성을 실현해가는 것이지요.
궁극적으로는 자기 중심의 욕망과 집착을 비워내는 것입니다. 누구에겐가 나누어주는 것은 자기의 욕망을 비우고 정화시키는 행위 그 자체지요. 누구에겐가 나누어주는 만큼 그 사람은 여유로워지고 그 삶의 내용은 성숙됩니다.
-탁발은 일상에서도 필요한 의미가 아닐까요.
물론입니다. 인드라망의 세계관과 철학, 모두가 함께 살도록 되어 있는 이런 삶의 진실을 이해하게 하고 눈뜨게 하는 그런 만남이니까요. 누구에겐가 나누어주는 삶으로 인해 빼앗아가는 삶이 아니라 자기 것을 내놓고 자기것을 비우고 자기것을 나누어주는, 비로소 주체로서 주체가 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일이 탁발이랄 수 있어요. 나누어줌은 넉넉한 것, 나누어주는 행위를 통해 넉넉한 사람으로 성숙해가는 탁발 행위는 올바른 삶의 과정이죠.
도법스님의 탁발순례에는 환경운동의 중심에 서있는 수경스님이 동행한다. 언제 끝이 날지 예정이 없는 이 순례로 생명에 눈뜨는 이들은 더욱 많아지고, 그 향기는 살만한 세상으로 변화되지 않겠는가./김은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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