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전북연합회(회장 김남곤·이하 전북예총)의 제20대 회장선거가 본 막을 열었다. 두차례 연임을 통해 8년 간 전북예총을 이끌어 온 김남곤 회장의 임기가 끝난 전북예총은 7일 전북예총 산하 10개 협회장과 8개 시·군 예총지부장이 참석한 간사회의를 통해 제20대 예총회장 선거일을 29일(오후 3시 소리전당 국제회의장)로 최종 확정하고,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학곤)를 꾸렸다. 후보 등록마감은 19일 오후 5시. 공탁금은 5백만원이다.
현 회장이 더이상 출마의지가 없음을 밝히면서 일부 출마자들이 꽤 오래 전부터 선거를 대비해 물밑작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이번 선거는 자천타천으로 4∼8명에 이르는 후보군이 형성돼 어느때보다도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출마의사를 밝힌 후보는 김학 전북펜클럽회장(60·문인협회)과 박만기 전 전북문인협회장(68·문인협회), 선기현 전 전북미술협회장(47·미술협회), 황병근 전 도립국악원장(70·국악협회) 등 4명. 이형구 전북미술협회장을 비롯해 출마설이 나돌던 일부 전·현직 협회장들과 문화계 원로들은 대부분 출마를 포기하거나 개인적 의사와는 관계없이 설익은 풍설(風說)로 알려졌다.
4명 후보가 출마의사를 밝혔다고 해도 가장 큰 변수는 현 회장의 입장에 따라 큰 윤곽이 잡혀질 것이라는 것이 문화계 중론. 후보간 표 경쟁이 과열될 움직임을 보이고, 후보 난립으로 협회 회원간의 불화설 등이 나돌면서 문화계에서는 그동안에도 꾸준히 거론되어오던 김남곤 현 회장 유임론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김회장은 7일 이사회에서 불출마와 함께 어떠한 경우에도 더이상 연임의사가 없음을 밝힌 상태여서 결국은 새후보들의 치열한 선거전으로 치러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선의의 경쟁상대인 전북민예총과 함께 서해안 시대 전북의 예술을 찬란하게 꽃피웠으면 한다”며 예술인 연대를 강조한 김학씨는 30여년의 문단활동을 통해 각 문인단체의 회장을 역임하며 두터운 입지를 형성했다. 언론인 출신으로 지난해부터 출사표를 던지고 선거에 돌입, 남북통일을 위한 전북예술인들의 세부실천방안 등 구체적인 공약까지 마련하는 등 발빠르게 선거를 준비해왔다.
경찰공무원 출신인 박씨는 “후보등록 과정을 살펴본 뒤 지인들과 상의해 출마 여부를 확정하겠다”며 말을 아꼈지만, 예산확보 등을 통해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최대한 뒷받침하며 지역의 문화예술을 새롭게 다지겠다고 밝혔다. 친목 모임 등을 통한 인맥과 연륜 등이 강점. 하지만 문인협회에서 두 명의 후보가 출마해 다른 협회소속 후보들에 비해 기본 표에서 떨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40대 기수론을 내세운 선씨는 후보자 중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10·11대 2대에 걸쳐 6년동안 전북미술협회장을 역임한 만만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다. 최근 다른 협회의 행사장을 찾아다니며 분주한 일상을 보내는 선씨는 “변화가 필요한 시대”라며 “전북예총도 시대의 대세에 맞춰 젊은 호흡이 필요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보수성향이 강한 예총의 특성에 맞게 ‘패기보다는 경륜이 필요하다’는 대의원들의 입장을 어떻게 극복해나갈지가 관건이다.
연륜을 강조하는 황씨는 도립국악원 초대원장과 도의원을 역임했다. 출마자 중 가장 고령이지만 지난해 브라스밴드 ‘에버그린’을 창단, 노장의 열정이 식지 않았음을 과시했다. 출마를 결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의 이력이 국악협회뿐 아니라 음악·연예·영화·무용·미술 등 다른 협회들과의 긴밀한 인연을 맺고 있다고 강조하며 “문화현장 경험과 행정력으로 봉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젊은 층은 ‘패기’ 중·장년은 ‘연륜’을 주로 강조하지만 많은 회원들이 공통적으로 거론하는 단어는 ‘변화’와 ‘도약’.
전북예총의 과감한 변화 요구가 강조되는 시대적 분위기 때문이다. 특히 젊음과 개혁으로 상징되는 전북민예총(회장 최동현) 창립으로 예총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구조를 유지하며 전북예술단체의 큰 형으로서 입지를 갖출 수 있어야 한다는 회원들의 요구도 높아져 있다. 하지만 예총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회원들은 대부분 선거권이 없어 이번 선거는 남의 일이 될 공산도 크다. 또 ‘동수가 나오면 연장자가 회장으로 선임된다’는 등 일부 시대에 맞지 않는 선거관리조항도 결과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는 10개 협회 각각 선발된 5명의 대의원들과 각 시·군 협회장 등 1백여명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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