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담으면 홉, 여기에 가득 차면 한 되라고 하는거야.”
전시장 한 가운데 도량형 체험행사로 놓여있는 땅콩과 대추로 엄마는 설명하기 바쁘고, 아이들은 수북하게 쌓여있는 팥으로 두꺼비집을 짓거나 땅콩 까먹기에 바쁘다.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우윤)이 마련한 ‘도량형,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전.
서울에서의 한 되와 전주에서의 한 되 양이 다르고, ‘한 뼘, 한 길, 한 줌, 한 움큼’처럼 사람 신체의 일부분으로 사물의 길이나 양을 재던 때도 있었다. 도량형의 발전으로 더 얹어주는 정은 줄었어도 국가의 조세문제나 상행위가 정확하고 편리해진 것은 분명하다.
길이를 재는 자, 부피를 재는 되와 말, 무게를 다는 저울 등 도량형기와 전래의 농기구를 함께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농경의 오랜 전통과 도량형의 변천사를 조명하고 농경문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기회다.
농사 짓는 풍경을 담은 김홍도의 풍속화 또한 볼거리. 맷돌을 돌리고 방아찧기에 재미 붙인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마당을 채우고, 정월대보름까지 이어지는 오곡장터, 대보름날에 열리는 볏짚공예품제작시연까지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농산물검사소 전북지원(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기증한 유물들을 비롯해 전북대박물관, 개인소장 유물들로 채운 이번 기획전은 29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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