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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소리전당 유스오케스트라 창단공연을 보고

 

어제 전북 클래식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유스오케스트라가 연지홀에서 창단연주회를 가졌다. 만시지탄이지만 크게 축하하고 기뻐할 일이다. 왜냐하면 진정한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육성 없이는 수준 높은 음악풍토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경우 지역에서의 문화예술 환경이 척박하기에 더욱 그렇다.

 

그 어느 지역에서 보다 판소리 등 전통문화가 잘 보존된 이곳에서 유스오케스트라가 창단된 것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라는 도시 비전과 맥락을 함께 한다. 전통을 고수하다보면 자칫 보수적 관념에만 젖기 쉬운데 문화가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문화적 다양성과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우리는 유스오케스트라의 활력 넘치는 활동에서 살아 숨쉬는 문화의 역동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문화와 호흡하는 문화 핵심역량이 길러지고 있다는 사실에 무한한 자긍심을 느낄 것이다. 이곳 청소년들의 문화감수성도 더욱 풍부해질 것이고 예술에 친화력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유스오케스트라가 타 지역에 비해 늦은 출발이긴 하지만 오케스트라에 대한 목표가 뚜렷하고 세계 최고의 전문가를 초빙한 만큼 방향이 옳고 의지가 분명함을 확인할 수 있다. 한마디로 국제적으로 청소년 오케스트라 육성의 대부로 알려진 존 쿠로를 음악고문 겸 수석 지휘자로 영입한 것은 쾌거다. '오케스트라 수준은 곧 지휘자의 수준'이란 상식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유스오케스트라는 앞으로 우리음악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침체에 빠진 듯한 기성 오케스트라에 신선한 자극을 줄 것이고 타 지역 청소년단체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아무튼 지휘자의 선택이 곧 90% 이상의 성공을 보증하는 것이라 할 때 이러한 결정만으로도 전북은 물론 소리문화의전당이 글로벌한 안목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앞으로의 과제는 얼마나 훌륭하게 잘 키우느냐에 달렸다. 이는 곧 이 고장의 음악 전통이 얼마나 뿌리깊은 것인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길이기도 하다.

 

통상 유스오케스트라는 청소년의 문화지도를 구축하면서 그 지역의 예술환경을 조성하는 첩경이 된다. 지역 사회의 관심과 후원, 학부모들의 정성, 지도하는 선생님들의 교육에 대한 열성 등, 이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합치될 때 훌륭한 청소년 음악의 뿌리를 내리게 되는 것이다.

 

이날 무소로그스키의 민둥산의 밤, 안희찬의 하이든 트럼펫 협주곡, 시벨리우스 교향곡에서 보여준 유스오케스트라의 긴밀한 호흡과 색채감 넘치는 풍부한 사운드, 뛰어난 집중력은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매력을 한껏 선사했다. 이날 연주회는 처음으로 교향악단 무대에 서보는 청소년의 기준을 생각할 때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준 진지한 무대였다. 정말 예향 전북에 클래식의 문이 활짝 열리는 화사한 봄의 소리 교향악이었다.

 

/탁계석(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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