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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강형철 시인이 권하는 '오랑캐꽃'

 

"요즘을 서사가 부족한 시대라고 하지요. 그러나 이 소설은 다릅니다. 남과 북이 남긴 상처의 실존을 찾아서 그 흔적이 얼마나 깊고 넓게 숨어있었는지를 점검하고, 그 문제에 대해 잔잔한 통증을 안겨줍니다.”

 

강형철 시인(50·숭의여대 문예창작과 교수)은 신문기자 출신 소설가 양헌석씨의 장편 '오랑캐꽃'(실천문학사·2003)을 권했다. 사회주의자인 아버지를 둔 탓에 연좌제의 굴레에서 고통받는 슬픈 가족사가 담긴 새로운 형태의 분단소설. 저자가 13년 동안의 침묵을 깨고 펴낸 이 책은 자신의 실제 가족사를 반영했다.

 

강 시인은 80년대 시인과 기자로 만났던 저자와의 인연을 소개하며 "그런 아픔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소설을 통해 처음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다보면 줄곧 아프지만, 하루만에 읽어야 했을 정도로 큰 매력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작가는 그 당시의 실제 피해자이면서도 그동안 단 한번도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주인공이 기자로 나오는 이 소설에서도 기자의 내면 심리에서 드러나는 사실관계와 인과관계는 특히 눈 여겨 볼만합니다.”

 

숭실대 철학과와 동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을 졸업, 고향인 군산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작품활동을 해 온 시인은 시집 '해망동 일기' '야트막한 사랑' '도선장 불빛 아래 서 있다'와 평론집 '시인의 길 사람의 길' '발효의 시학' 등이 있다. '5월시' 동인이다.

 

지난해 문예진흥원 사무총장을 맡으며 더 바빠졌다는 시인은 빠듯한 일정으로 예전만큼 많은 책을 읽거나, 아버지가 계시는 군산 나들이도 자주 못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군산의 외진 거리 한 곳에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군산에서 열린 '세노야 축제'에서 30년 만에 모교인 군산상고를 찾아 문학강연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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