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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도립국악원 신춘음악회

 

'관현악단의 연주가 협연자들의 소리를 눌렀다'

 

국악의 종합선물세트처럼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을 시도했던 도립국악원의 신춘음악회(2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연지홀). 겨우내 쌓여진 의욕 탓이었을까, 봄을 맞는 설레임 때문이었을까. '광'적이다시피 폭발적이었던 관객들의 반응처럼 무대에 선 연주자들도 최선을 다한 연주회였지만, 협연무대가 가져야 할 '배려와 조화'는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3개 예술단 단원들은 관현악 연주와 창, 합창 등 녹슬지 않은 실력을 마음껏 펼쳐 보였다. 10명의 여성 소리꾼들이 질서정연하게 줄을 맞춰 불렀던 '봄노래'의 어색함이나 배경도 없이 마룻바닥에서 추었던 우리네 춤사위 '춘무'는 생경(生硬)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졌다. 관현악단원들은 봄은 왔는데 돌아오지 않는 님을 그리워하며 넋두리하듯 현을 풀었고, 새소리 바람소리를 흉내내며 장단을 냈다. 연주자들의 고갯짓은 더 세련돼졌고, 지휘자의 몸놀림도 경쾌했다.

 

그러나 '욕심꾸러기들'인 관현악단원들의 소리에 묻혀 서양가곡과 창, 피아노와 가야금은 제대로 소리를 내지 못했다. 마이크를 깊숙이 잡아 당겨 풀어낸 창이나 관현악의 소리에 묻혀 제 음을 발휘하지 못한 피아노 등 그다지 개운하지 않다. 협연이라기보다 '누가 누가 잘하나' 식의 무대매너 탓이다. 창자를 배려해 낮은 음과 낮은 소리의 악기를 위주로 편곡한 것은 좋았으나, 너무 많은 악기를 사용해 전반적으로 혼란스럽게 했던 점도 아쉽다.

 

그렇다고 해도 6백66석이 빼곡이 들어찼던 이번 연주회는 음악에 취해 먼저 박수를 날리는 섣부른 관객들의 풍경까지 참으로 신이났다.

 

최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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