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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축제 체제재편 시급, 갈 길이 멀다

 

 

신임 조직위원장과 조직위원을 선임한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가 새 국면을 맞았지만 총감독 선임과 사무국 개편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아 보다 적극적으로 축제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직위는 지난 27일 2004년도 임시 조직위원총회를 열고 남원출신 국악인 안숙선씨(55·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를 신임 조직위원장으로 선출한데 이어, 부위원장과 상임위원·조직위원을 확정하고 올해 축제 준비를 위한 본격적인 체제구축에 나섰다. 올해 소리축제의 실질적인 준비 작업이 시작된 셈이다. 그러나 사무국 계약직 공채 직원 12명 중 10명이 12일로 계약 완료된 데다 총감독 선임을 위한 심의위원도 구성돼 있지 않아 소리축제 사무국은 여전히 공황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조직위는 4일과 5일 총감독 선임을 위한 심의위원 구성을 논의하고, 빠른 시일 내에 총감독을 선임하는 등 조직을 새롭게 꾸리겠다는 방침이지만 총감독 선임과 사무국 개편이 이루어진다해도 이미 10월로 예정되어 있는 소리축제 개최까지는 준비기간이 촉박하다. 예년의 예로 본다면 대략적인 프로그램이 확정되어 있던 시기.

 

때문에 모든 관심은 신임 안숙선조직위원장의 행보에 집중되고 있다.

 

안위원장은 총회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선정된 판소리를 매개로 다양한 소리를 찾고 그 특성을 접목해 전통문화를 보존해 나가겠다”며 소리축제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그동안 줄곧 논란을 빚어왔던 소리축제의 정체성을 바로 찾겠다는 의지다. 특히 총감독의 권한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조직위원장과 총감독의 관계도 원만하게 정립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조직위원장의 의지가 있다해도 소리축제 조직위와 도의 관계가 분명하게 설정되지 않은 어정쩡한 상황에서 소리축제의 방향을 찾고 정체성을 살리는 일은 요원하다고 말한다.

 

문화예술계는 안숙선 명창의 조직위원장 선임에 대해서도 줄곧 나돌았던 전북도의 ‘명창 내정설’이 확인됐다는 분위기다. 특히 조직위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일었던 임시총회의 비상식적인 회의 절차나 합리적이지 못한 조직위원 구성 등 소리축제를 주도하고 있는 전북도의 불투명한 업무 처리에는 비난이 높다. 실제로 이날 총회 이후 일부 조직위원들이 사퇴했거나, 회의 절차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조직위원들이 적지 않아 후유증도 예상된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사퇴를 밝힌 조직위원은 소리축제를 추진하고 중심에 서왔던 판소리 연구가 최동현교수(군산대)와 문치상 전 도립국악원장.

 

당초 위촉을 의뢰했던 조직위원 중에서도 일부는 조직위원 참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예술인은 “안명창의 세계적인 명망성과 예술적 역량이 소리축제를 보다 새롭게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없진 않지만 과연 조직위원장의 직분에 적임자였는가 의문이 있고, 절차상의 문제도 분명히 있다”며 “현재의 상황에서는 전북도가 조직위를 독립된 민간전문기구로 인정, 효율적인 운영을 보장하리란 기대를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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