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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총과 민예총 공동으로 토론회 추진

 

국내 문화예술계의 보수와 진보로 대표되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회장 이성림·이하 예총)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장 황석영·이하 민예총)이 공동으로 ‘한국 문화예술의 세계화를 위한 대 토론회’를 계획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 단체는 상호협력의 일환으로 24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청담동 프리마호텔에서 양측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문화예술계의 개혁방안 등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그간 전혀 다른 색깔로 대립해 왔던 두 단체의 공동 사업은 시도 자체가 매우 획기적이다. 한국예총은 “문화예술계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갈등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두 단체가 지금까지 갈등관계로 인식돼 왔지만 앞으로 좋은 정책이나 사업이면 서로 도와주는 입장으로 바라보자”고 밝혔다. 민예총도 “지난 11일 황석영 신임 민예총 이사장이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궁극적으로 한 나라의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단체는 하나여야 한다”며 “언젠가는 두 단체의 통합을 추진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한 적 있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와 관련해 일부 언론에 ‘두 단체의 지도부가 통합과 관련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는 기사가 ‘통합 논의’로 잘못 전달되면서 해프닝이 일기도 했다.

 

예총은 ‘통합 언급’에 대해 “조직체로서의 통합이 아니라 연대와 화합의 뜻”이라며 조직간의 통합논의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으며 민예총도 “조직 내부에서 논의된 것은 전혀 없었다”며 두 단체의 뿌리가 달라 실제 통합과정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합’에 대한 과장된 기사가 밖으로 알려지면서 도내 문화예술계도 서로 다른 입장이 전달되기도 했다. 대체로 “분열보다 한 단체로 통합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과 “태생적 한계를 가진 두 단체의 통합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으로 양분됐지만, 부정적인 반응이 높았다. 특히 전북예총의 지부·지회장들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산하단체인 만큼 중앙조직에서 논의가 있으면 따라야 할 것”이라는 입장. 그러나 일부에선 “역사나 회원들의 수에서도 큰 차이가 나는 만큼 균형이 맞지 않는 두 단체는 ‘통합’이란 단어의 사용이 부적절하다”고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예총 내부에서도 진보적 성향의 회원들이 개혁을 요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두 단체의 통합 논의는 새롭게 발전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예술인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연극의 경우는 예총과 민예총 회원의 뚜렷한 구분 없이 활동하고 있고, 문학 분야도 지난해 바둑대회를 시작으로 올해는 석정문학사업 등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결합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통합 논의’는 결국 해프닝에 불과했지만 문화예술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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