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창발표회는 청중을 위한 공연이라기보다 더 당당한 소리꾼이 되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수련의 한 과정이지요. 청중과 그 앞에 선 자신을 보고 들으면서 더 많은 고민을 할 수 있잖아요.”
도립국악원 김미정 교수(39·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춘향가 이수자)가 27일 오후 2시 소리전당 명인홀에서 완창발표회를 연다. 1995년 심청가 완창발표회 이후 10년 만에 마련한 자리. 오정숙 명창에게 사사한 동초 김연수 바디 춘향가를 들려준다. 8시간이 넘는 완창은 아니다. 이번 무대에선 3시간 가량 소요되는 전편(초압부터 신연맞이 대목까지)을 발표하고, 후편은 올 겨울에 이을 생각이다.
“공연의 완성도와 관람여건을 고려했습니다. 완창은 상징성이 크지만, 소리꾼이나 청중 모두에게 힘든 일이거든요.”
발표회는 3년 전에 계획했지만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자신의 소리공부도 만만치 않은데다 매일 70명이 넘는 국악원 수강생들에게 판소리를 전하는 일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가장 두려운 관객들이 오히려 수강생들이라고 말했다.
연극적인 아니리와 다리미로 편 것처럼 반듯하게 소리를 펼치다가 순간순간 ‘다루 치는’(기교 부리는) 맛이 동초제 춘향가의 특징.
“동초제를 배우며 처음 접한 소리가 춘향가였어요. 장중하고 곧은 느낌을 주는 우조와 애조를 띠고 매우 슬프게 흐느끼는 계면조 등 여러 가지 창법을 구사할 수 있어서 제일 좋아하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1983년 고(故) 천학실 명창에게 춘향가·심청가를 사사하며 소리길에 들어선 김 교수는 우석대 국악과와 중앙대 음악교육대학원을 졸업, 1989년부터 10년간 도립국악원 창극단원으로 활동했다. 백제대와 전주예술중·고에 출강하며, 인터넷 뮤직필드(http://www.musicfield.co.kr)에서 동영상을 통해 국악강의를 하고 있다. 천학실·오정숙·이일주 사사. 오정숙 명창은 “김 교수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으며, 끈질기게 파고드는 노력파”라며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사사 중이어서 머지않아 판소리계의 대명창이 되리라고 믿는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이맘때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호흡을 맞췄다”는 이성근씨(판소리 고법 무형문화재 제9호)와 송재영씨(도립국악원 창극단 부단장)가 고수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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