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프마에 그렇게 참가하고 싶어했는데, 빈자리가 서운하네요. 특별전까지 마련해 주시니 생전에 이런 영광이 있었을까 하고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조직위에 감사합니다.”
고 문복철교수의 차인영씨(56)는 특별전으로 마련된 고인의 초대전 ‘별은 빛나고’를 앞두고 새삼스레 유작과 유품을 챙겨보았다고 했다. 미술을 전공한 여동생의 선생님이었던 문교수와는 분명 특별한 인연이었다. 요즘들어 부쩍 많이 걸려오는 남편의 후배와 제자들의 전화에 그는 암으로 세상을 떠난 남편을 아쉬워했다.
“천성이 착하고 투박한 영락없는 한국 사람이죠. 소탈하면서도 작업만은 꼼꼼했어요. 한지를 많이 좋아했어요.”
차씨가 추억하는 문교수는 한지와 많이 닮아있다. 순수함을 가지고 있는 소박한 사람이었지만, 한지 작업에 있어서만큼은 집요하리만치 고집스러웠다.
문교수의 성격은 그가 남긴 작업에 고스란히 배어있다. 70년대 중반부터 한지의 조형적 실험과 방법에 천착하면서 그는 종이의 다양한 물성을 발현시켜왔다. 한지에 가장 적합한 먹색을 주축으로 한국적 미감을 유지하면서도 화면의 형상은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했다.
눅눅해진 화면을 손가락으로 밀쳐내거나 혹은 한지의 두께로부터 물결과 틈을 빚어내고, 타시즘(얼룩) 혹은 켈리그래프(서예)적인 직선과 곡선형태, 단일한 형태의 반복 등 그가 종이에 몰두한 시간 만큼 작업도 꾸준히 변해왔다.
이번 특별전에는 문교수의 유고작 50여점을 비롯해 작업도구·가방·옷가지·소품 등의 유품유물, 작업모습이 담긴 사진, 도록 및 관련 출판물 등도 함께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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