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영화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자리다. 한국과 쿠바간 문화적 교류의 전환점이 될 것 같다.”
쿠바 영화 특별전을 기획한 지프는 불투명한 게스트 방문에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29일을 기해 이같은 불안감은 씻겨졌다.
쿠바 영화의 두 거장, 페르난도 페레스와 다니엘 디아즈 토레스가 나란히 전주에 모습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페르난도는 특별전에 상영될 '휘파람'을 촬영한 감독이고, 다니엘은 '이상한 마을의 알리시아'의 감독이면서 디지털 스펙트럼 심사위원 자격으로 지프를 찾은 비평가다.
29일 오후 전주 영화의 거리내 게스트 라운지에서 만난 이들은 "쿠바는 낯설고 영화 또한 접하기 힘들어겠지만, 이번 특별전에 소개될 작품들은 쿠바의 영화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작'들로 구성됐다”고 평가했다.
페르난도는 덧붙여 "전주국제영화제가 자신들의 영화 세계를 소개해준데 대해 고맙다”며 '감사합니다'라는 한국말도 잊지 않았다.
다니엘도 "60년대부터 최근 작품까지 쿠바의 영화들이 다채롭게 꾸려졌다”며 "기술이 진보하면서 다양한 형식의 영화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쿠바 영화에서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번 특별전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지난 45년간 쿠바영화 예술산업진흥원에서 지원을 받아 제작된 것이 대부분입니다. 쿠바 영화의 다양성 안에서 일체된 영화의 예술 정신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열 다섯살 되던 지난 1959년 쿠바 혁명이 일어났다며 페르난도는 "혁명 이전에는 영화 산업이 없었다”면서 "16세부터 영화와 함께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대화 중간중간 돈독한 우정을 드러낸 이들은 쿠바 영화의 리얼리티는 다른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페르난도는 '쿠바에서의 영화는 가장 진실한 삶을 드러내는 평화적인 매체'라며, '진정한 삶에 대한 고민이 영화를 통해 여과없이 나타나는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페르난도는 한국 방문이 처음이지만, 지난 1980년 북한 평양국제영화제에 '헬로우, 헤밍웨이'라는 작품을 들고 방문했었다.
그는 "지난 80년대 아시아 국가로는 이례적으로 북한과 베트남 등 두 나라에서 몇몇 작품들이 선보인 적은 있었지만,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처럼 대대적으로 쿠바 영화를 소개한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쿠바감독들은 30일 오후 7시 전북대 병원 정문 앞 클럽 쟈코에서 열리는 '쿠바 영화의 밤'에서 만날 수 있다. 다니엘은 5월 1일 오후 8시 시네마 8관에서 관객과의 대화를 갖는다. 페르난도는 최신작인 '스위트 하바나'가 베를린 개봉을 앞두고 있어 2일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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