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 군단'의 시즌두번째 우승은 제니퍼 로살레스(필리핀)의 신들린 샷 앞에 아쉽게 무산됐다.
올해 LPGA 투어 5년째인 로살레스는 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스톡브릿지의 이글스랜딩골프장(파72. 6천394야드)에서 치러진 칙필A채리티챔피언십(총상금 16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뿜어내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00년 LPGA 투어에 발을 디딘 로살레스는 이로써 데뷔 5년째 생애 첫 우승을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3라운드까지 선두권에 포진했던 한국 선수 가운데 이정연(25.한국타이어), 박지은(25.나이키골프)이 로살레스에 1타 뒤진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준우승을 차지하고 김미현(27.KTF)이 6위(12언더파 276타), 박세리(27.CJ)가 공동7위(11언더파 277타)에 올랐다.
또 안시현(20.코오롱엘로드)과 김초롱(20.크리스티나 김)이 9언더파 279타로 공동14위에 랭크돼 한국 선수 6명이 20위 이내에 입상했다.
전날 18세 생일을 맞아 단독 선두로 나서면서 LPGA 투어 사상 최연소 우승이 기대됐던 송아리(18.빈폴골프)는 6오버파 78타로 크게 부진,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23위까지 내려 앉아 안타까움을 샀다.
이날 송아리에 4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로살레스는 아이언샷이 치기만하면 홀 근처에 척척 떨어지면서 보기없이 7개의 버디를 쓸어 담는 신바람을 냈다.
그러나 로살레스가 경기를 끝냈을 때 김미현과 베키 모건(잉글랜드), 로지 존스(미국) 등 3명이 1타차 2위에 포진해 우승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특히 로살레스와 공동선두였다가 15번홀(파4) 보기로 2위로 내려 앉은 김미현이3개홀을 남기고 있어 로살레스는 초조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미현은 17번홀(파4)에서 1m 짜리 파퍼트를 놓치면서 로살레스에 2타차로 처졌고 마지막홀에서도 버디 퍼트가 빗나가면서 준우승마저 놓치고 말았다.
18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으면 로살레스와 연장전 승부를 벌일 수 있었던 박지은은 2온을 노리고 날린 두번째샷이 그린을 넘어가 1타를 줄이는데 그쳤다.
준우승 상금 9만6천894달러를 받아 시즌 상금 50만2천572달러가 된 박지은은 올들어 상금 50만달러 고지를 맨먼저 돌파,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49만7천166달러)을 제치고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이날 우승컵을 차지한 로살레스는 필리핀 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를 무려 5년연속 우승에 이어 지난 98년 남가주대학으로 유학, 미국대학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던 필리핀의 골프 여왕.
99년 퀄리파잉스쿨에서 공동7위로 LPGA 투어에 뛰어든 로살레스는 간간이 '톱10'에 오르기도 했지만 지난 4년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고 올해 역시 한차례도 15위 이내 입상이 없었지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우승을 일궈냈다.
언제나 티셔츠와 같은 천으로 손수 만든 헤어밴드를 착용하고 코스에서 거침없이 담배를 피워무는 등 톡톡 튀는 개성으로 이름난 로살레스는 모건의 18번홀 1.2m버디 퍼트가 빗나간데 이어 17번홀 김미현의 보기로 사실상 우승이 확정되자 눈물을펑펑 쏟아냈다.
로살레스는 "사인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떨렸다. 살면서 이렇게 긴장해보기는처음"이라며 "이렇게 훌륭한 선수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하리라곤 생각도 못했다"고말했다.
로살레스는 24만달러의 우승 상금을 받아 단숨에 상금 4위(28만8천562달러)로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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