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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이모처럼 좋은 성음 얻고 싶어요"

전주대사습 판소리 명창 장원 장문희씨 ([email protected])

 

“이제 정말 소리꾼이 되어야해요. 많은 사람들이 축하해주었지만 정말 마음이 편하지 않네요.” 얼굴까지 앳되어 보이는 스물아홉살의 젊은 명창 장문희씨. 그는 대사습이 뽑은 서른번째 명창이다. 더없이 기쁜 영예를 안았지만 스승이자 친이모인 이일주명창은 ‘너무 빨리 명창의 반열에 오른 조카’에게 ‘이제 소릿길의 시작’이라고 으름장(?)을 놓았고, 어린시절부터 조카처럼 돌봐주었던 삼촌(송재영명창)은 ‘실패를 맛보아야 소리를 키워낼 수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축하받을 일에 축하 받지 못한 이 형국에 서운하지 않을수 없을터인데 정작 장씨는 “그런 격려가 자신에게는 더없는 축하”라고 이야기한다.

 

장씨의 대사습 명창부 도전은 올해가 처음. 단 한번만에, 명창이 되는 까다로운 의례를 마친 셈이다.

 

그는 갖고 있는 소리가 워낙 좋은데다 오랜 공력이 있고서야 가능한 이면까지도 술술 그려내는 빼어난 기량을 갖추고 있다. 소리를 가르치다가도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게 하는 나이 어린 조카는 일찌감치부터 나가는 대회마다 상을 휩쓸었다. 그러나 스승은 ‘물색 모르고 덤빌까봐’ 상을 받을때마다 ‘아직 멀었다’며 소리자랑 하지 말라고 단단히 못 박곤 했다.

 

우석대에서 판소리를 전공하고 다시 한국종합예술학교에서 공부한 장씨는 그렇게 엄하게 가르치는 이모 옆에서 20년을 보내고서도 “소릿길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고 말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여러달 꼬박 새벽 6시에 출근해 연습했다는 그는 “아무리 공부해도 이모의 성음을 따라가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고 싶다”고 털어놓는다.

 

어디에서 저런 소리가 나올까 싶을 정도로 조그만 체구를 지닌 젊은 명창은 꿈이 많다. 좋은 소리로 다섯바탕 완창회를 갖는 것은 물론이고 좋은 창극 배우도 되고 싶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루고 싶은 꿈은 이모 처럼 좋은 성음을 얻어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심오한 소리세계를 만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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