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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규칼럼]相思花

 

상사꽃(相思花)은 연인간에 서로 생각하는 것뿐 아니라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양보하고 도와주면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교시해주는 꽃으로 선비들은 상사화의 글자를 써서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고 조석으로 보면서 혹 나의 언행으로 다른 사람이 피해가 없었는지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상사꽃은 흰색에 붉은 무늬가 있으며, 넝쿨과 잎과 꽃이 서로 엉키거나 겹치고 가리지 않는 상태가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것으로 인동넝쿨의 금은화와 같다. 금은화도 상대방에 피해가 없도록 자생한 것은 물론 옆에 있는 해바라기나 봉숭아나뭇가지 혹은 잎이 부러졌을 경우 인동넝쿨로 감아서 일으키고 넝쿨에서 나오는 진액을 발라서 살리는 상사의 미덕이 있다.

 

상사열매는 상사자 또는 홍두(紅豆)라 하는데 자줏빛의 열매로 완두콩정도의 크기다. 상사자의 기름은 피부미용재료로 쓰이며, 약재로도 먹는다. 꿈자리가 불쾌하고 정신이 불안하여 상대방을 괜히 미워하고 질투하는 마음을 가라앉히는데 효력이 대단하다고 중국 만물지인 '사해(辭海)'에 기록되었다.

 

러시아 등 한대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상사나무도 있다. 상사나무는 우리나라의 정자나무와 같은 것으로 큰 것은 수령목으로서 반경 500m가 넘는 가지라지만 기록일 뿐 실제는 그렇게 클 수가 있을까싶다. 그런데 신통한 것은 상사나무 밑에서는 온갖 나무와 잡초들이 함께 살고 있으며, 낙엽도 잡초나 나무위에 떨어지지 않고 생물이 없는 곳에 떨어져서 밑거름이 되고 있다. 목장지패(木長之敗)라는 어구가 상사나무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해당화를 '식물도감'에서는 상사초라 하는데 상사꽃은 암ㆍ수가 함께 붙어살기에 잎과 꽃이 무성하고 열매도 견고하여 낙과도 없다. 그러나 상대방에게 피해가 없도록 뻗어 가는 가지를 움츠려준다. 뿌리와 가지에서 즙을 내면 맛이 달고 시기에 입이 마르다거나 당뇨병에 먹으면 특효하며, 사람이나 나무의 상처에 바르면 즉효라는 것도 살신성인의 배려인 것으로 생각된다.

 

상대방에서 하는 말을 귀기울여 듣고 상대의 의사표현을 역지사지하라는 성인의 말씀을 인용하라는 상사인(相思引)과 상사곡(相思曲)도 상대를 배려하라는 것이다.

 

너도 죽고 나도 죽자의 상극(相克)형과 너도 살고 나도 살자의 상생(相生)형의 양형은 항시 반비례의 역학도구이다.

 

사슴이나 얼룩말들은 사자와 호랑이의 먹이에 불과한 존재다. 그러나 이들 맹수들은 한차례 배불리 먹으면 4~5일간은 먹지 않기에 이 기간동안은 먹이의 존재들이 맹수 옆에서 기생하고 있다. 맹수 옆에는 또다른 맹수들이 접근하지 못하기에 당분간은 안전지대이기 때문이다. 극과 생은 동반성이기 때문이다.

 

17대 국회의원선거 후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상생정치를 하자고 여야 간 앞다투어 말들을 하고 있어서 듣기만 해도 흐뭇한 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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