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은 언제나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나를 전부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더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버렸다. 지금까지 차곡차곡 쌓아온 것들을 세상 속으로 들고나온 두 명의 젊은 작가. 젊음 하나 만으로도 그들의 첫 발걸음은 경쾌하다. 3일까지 전북예술회관.
△ 정하영 ‘공간의 은유’
“그동안 개성있는 작품을 하지 못했어요. 나만의 색깔을 가지고 싶었고, 내 마음대로 해도 이해받고 싶었지요. 그렇게 찾아낸 것이 설치입니다.”
공간 안에 시간이 공존하는 ‘공간의 은유’를 열고있는 정하영씨(29).
기발한 상상과 독특한 개성이 묻어나는 작품들은 과거와 현재의 갈등, 현재를 통해 짐작할 수 있는 미래를 보여준다. ‘무엇이든 잘 버리지 못하는 성격 탓에’ 10년 동안 모은 상표와 렌즈 용품들도 작품의 재료가 됐다.
“장르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것이 요즘 미술의 흐름이지만, 나의 근본인 한국화의 성향은 버리지 못할 것 같아요.”
종이와 먹, 민화적인 소재 등 그의 작품에는 한국화의 기운이 흐른다.
그는 설치를 통해 원하는 것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것을 배울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전북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했지만, 동 대학원에서는 조소를 선택한 것도 자유로운 표출을 위한 작가의 노력이다.
△ 이희종 ‘한 기운’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는 문구에 끌려 스무살 때 원불교를 선택했지요. 처음에는 학문적으로 접근했지만, 지금은 작품 속에 신앙이 들어있어요.”
세상 모든 것에 기운이 서려있다고 믿는 이희종씨(30). 우주만물이 하나의 기운으로 만난다는 것을 주목한 이씨는 빗방울이 떨어졌을 때의 둥근 원과 원불교의 ○을 ‘한 기운’의 형태로 생각했다.
“수행이라 생각하고 작품 속에 정신적인 안정을 담고 싶어요. 작년부터 집중적으로 한 작품이라 규격화되고 비슷한 경향을 보이지만, 종교적 색채를 유지하면서도 다양함을 담고싶어요.”
평면적으로 보이지만 입체적이고, 단색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무한한 색이 담겨있는 이씨의 작품은 반복적인 형태로 편안함을 전한다. 한지와 아크릴이 주재료로 사용된 작품들은 캔버스에 뿌려진 아크릴과 한지의 독특한 재질이 어울려 밝은 느낌을 내고있다.
원광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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