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 잔이 그리워요. 평소대로라면 지금쯤 2차를 어디로 갈까, 하고 있을 텐데…. 그래도 공연 중에 술 마시는 장면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무대에 서면 짜릿한 뭔가도 있구요.”
28일 오후 10시 전주창작소극장. 막 공연을 끝낸 창작극회의 정기공연 무대에서 눈에 뜨이는 사람이 있다. 과장된 몸짓과 어눌한 말투지만, '시인1'이란 역에 절묘하게 박자를 맞추고 있는 새내기 중년배우, 전북중앙신문 기형서 부장(44).
"무대에 선 것은 좋지만, 한 달 넘게 개인생활을 못해서 미안한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기씨의 연극여행은 지난 1일부터 시작됐다. 언론사 간부이자 한 집안의 가장이 돌연 연극무대에 서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 그러나 그는 15년 전부터 술친구인 배우 조민철씨에게 '애걸복걸'하며 무대를 갈망했을 정도로 깊은 애정이 있었다. 지난달 류영규·홍석찬씨 등과 술자리를 가장한 오디션을 통해 당당히 합격, 무대에 올랐다. 그의 특장은 '오버액션 판소리'. 그는 이번 연극에서도 "무대에서 동료들의 흥을 돋우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바쁘게 달려온 세상 속에서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어요.”
무대에 서면서 "연극은 내면의 나, 실제의 나를 찾는 과정이라고 확신했다”는 그는 "너무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연극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예술”이라고 말했다.
"가족연극이나 직장연극이 활성화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연극은 건강한 자신감을 심어주거든요.”
새내기 배우, 기형서씨. 이번 공연이 그의 삶에 있어 하나의 도근점이 될 것 같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