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생치고 미니홈피 하나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요즘 대학가에 불고 있는 사이버 열풍은 대단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미니 홈피에 접속해서 누가 다녀갔는지 살피고, 사진과 각종 자료들을 올리고, 친구들이 남기고 간 글에 답변을 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과 중 하나이다.
심지어 오프라인 상에서 만나서도 "어제 방명록에 쓴 얘기 무슨 얘기야?”, "너 어제 사진 새로 업데이트 했더라~” 등의 미니홈피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까지도 자주 볼 수 있다. 또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에 있어 미니홈피 방문을 통해 친구가 되기도 하고, 오프라인 상에서 만났지만 "혹시 미니홈피 있어?”라는 말과 함께 주소를 주고받아 그 속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경우도 매우 많다.
처음에는 단순히 자기에 대해 드러내는 1인 미디어였던 미니홈피가 많은 사람들의 편승과 함께 사람 사이의 관계를 넓혀가면서 이제는 하나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미니홈피를 기반으로 하여 모인 사람들이 각자의 취미와 관련된 여러 모임들을 형성하고 활동하면서 새로운 관계를 성립하고 오프라인 상에서까지 그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 예전부터 온라인상에서의 동호회 모임은 활성화 되어오고 있었지만, 그 전에는 동호회라는 큰 틀 속에서 만나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형태였던데 반해, 미니홈피를 통한 개인과 개인의 만남에서 비롯되어 큰 동호회가 형성되고 있다는 작은 차이점이 생긴 것이다.
많은 사람이 미니홈피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오래전 연락이 끊겼던 친구를 우연히 홈피를 통해 만나게 되는 경우도 매우 많다. 또 멀리 떨어져 있어 자주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홈피를 통해 자주 연락을 주고받으며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도 한다. 미니홈피가 하나의 연락 수단, 관계 확충의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나 역시 멀리 떨어져 있어 자주 만나지 못하는 친구와 미니홈피 방문을 통해 사진 등으로 서로의 근황도 알고 예전보다 더 자주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미니홈피는 자기에 대해 많은 부분을 드러내고 또 그 속에서 색다른 재미를 추구하며 점점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점들의 이면에는 그 폐단도 함께 수반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미니홈피 꾸미기에 열광하면서 그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정작 다른 일은 뒷전이 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대학생의 경우에는 시험기간마저도 하루 한번 이상씩은 미니홈피에 꼭 들러야 마음이 편하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고, 강의 시간 중에도 사진을 찍어 핸드폰으로 미니홈피에 사진을 올리는 친구도 볼 수 있다.
또 처음에는 개인의 재미를 위해 만들었던 미니홈피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방문자가 많아지면서, 자료를 업데이트하고 답변을 다는 것에 부담을 느껴 미니홈피를 폐쇄하는 친구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미니홈피를 통해 남들에게 보여 지는 자신의 모습과 실제의 모습 중 어떤 것이 정말 자기의 참 모습인지 헷갈릴 때마저도 있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다.
단순히 개인의 재미를 위해 추구되는 1인 미디어가 오히려 그 자신에게 부담감을 주고, 사생활 침해라는 의견까지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학업이 이루어져야 할 대학 전산실에서 미니홈피를 꾸미고 있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학교 차원에서 미니홈피 접속 포트를 막아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까지도 터져 나오고 있다.
초등학생에서 대학생, 그리고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미니홈피를 꾸밈으로써 개인적인 만족을 얻고, 일종의 사이버 여가를 즐기고 있다. 자신에 대해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그로인해 관계를 넓혀가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은 폐단도 낳고 있다. 미니홈피는 어디까지나 가상의 공간이다. 미니홈피를 꾸미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그로 인해 정작 다른 중요한 일을 해야 할 시기를 놓쳐버린다면 훗날 땅을 치며 후회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고 했다. 미니홈피! 적당히 즐기고 절제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진정한 사이버 여가 문화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이다.
/고미영(전북대 유럽어문학부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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