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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 증가속 기량도 '훌쩍' 전주대사습 학생전국대회 폐막

제22회 전주대사습 학생전국대회에 참가한 부천 여울초 농악단. ([email protected])

 

국악의 미래가 밝다. 22일과 23일 열린 제22회 전주대사습 학생전국대회는 예년보다 크게 늘어난 참가자들의 양적 증가속에 기량도 평년작을 웃도는 수준으로 국악발전에 희망을 안겼다.

 

특히 올해는 어린이판소리부문이 신설돼 판소리 인구의 확산에 새로운 기틀을 마련했으며 초등학생들의 기량 또한 기대 이상의 수준을 보여 판소리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보여주었다.

 

올해 대회 꽃인 판소리 장원은 춘향가 중 ‘오리정 이별대목’을 부른 전주예고 3년 조준희양(18)이 차지했으며, 농악부문의 원주농업고농악단을 비롯, 윤하영(무용·계산여고 2) 이재하(기악·국립국악고 2) 김경희(가야금병창·광주예술고 3) 김현정(민요·서울 국악예고 3)이 각 부문 장원에 뽑혔다. 올해 신설된 어린이판소리부문은 이성현(서울동자초 3)이 장원의 기쁨을 안았다.

 

올해 참가자는 7개 부문에 2백3개팀 5백95명. 부문별 부침은 있었으나 비교적 고른 수준에 빼어난 기량을 갖춘 재목들이 발굴되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보다 두배 가깝게 늘어난 기악부문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역량을 갖춘 인재들이 많아 기악발전에 큰 기대를 안겼다.

 

역시 예년보다 많은 참가자로 치열한 예선을 치러야 했던 판소리 부문도 고른 기량의 명창재목들이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농악부문 차상을 수상한 부천 여월초등학교 농악반의 발굴은 올해 대회의 수확으로 꼽힐만하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전반적으로 기초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기량만을 앞세우는 국악교육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며 체계적인 국악교육의 아쉬움을 제기했다.

 

국악인재 발굴과 국악등용문으로 자리잡은 전주대사습학생전국대회는 해마다 그 권위가 두터워지고 있지만 갈수록 줄어드는 청중들의 면면은 국악축제의 성격을 회복하지 못한 채 경연장으로 그 기능을 위축시켜가는 안타까운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각 부문 수상자

 

◇판소리

 

▲장원=조준희(전주예고3) ▲차상=권송희(국립국악고3) ▲차하=이현정(서울국악예고3)

 

◇농악

 

▲장원=원주농고 ▲차상=부천여월초 ▲차하=김제덕암정보고

 

◇무용

 

▲장원=윤하영(계산여고2) ▲차상=남기홍(남원정보국악고3) ▲차하=정순복(목포여고3)

 

◇기악

 

▲장원=이재하(국립국악고2) ▲차상=신명욱(서울국악예고3) ▲차하=김민정(국립국악고3)

 

◇가야금병창

 

▲장원=김경희(광주예고3) ▲차상=홍다정(전남예고3) ▲차하=박은비(광주양산중3)

 

◇민요

 

▲장원=김현정(서울국악예고3) ▲차상=윤미영(서울국악예고3) ▲차하=김현정(국립국악고3)

 

◇어린이판소리

 

▲장원=이성현(서울 동자초3) ▲차상=김해람(서울 우암초6) ▲차하=정민혁(나주초6)

 

판소리 장원 전주예고 조준희양

 

“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소리꾼이 되고 싶어요.”

 

제22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 판소리 부문에서 장원을 차지한 조준희양(18·전주예고3).

 

동초제 판소리 ‘춘향가’ 중 ‘오리정 이별 대목’을 구슬프고 구성지게 풀어낸 조양은 어린 나이답지 않은 걸쭉한 창법과 몸짓 연기가 일품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양의 특기는 타고난 목소리. 심사위원들은 하나같이 ‘천혜의 목소리’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험삼아 참가했는데…. 꿈만 같다”는 조양은 스승 얘기로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조양은 이일주 명창과 지난 5월 전주대사습에서 판소리명창 장원을 수상한 장문희씨를 사사했다. 조양의 이번 학생전국대회 장원으로 3대의 소리물림은 더욱 탄탄하게 이어질 수 있게 됐다. 젊은 스승인 장씨도 대사습 결선에서 ‘춘향가’ 중 ‘오리정 이별 대목’을 불러 명창의 반열에 올랐었다.

 

조양은 목소리가 변하기 시작한 중학교 2학년때 판소리와의 운명적 만남을 가졌다.

 

“허스키한 목소리 때문인지 판소리를 권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결정적으로 엄마의 권유로 판소리를 시작했고 당시 처음 접했던 ‘심청가’에 마음을 빼았겼어요.”

 

판소리 입문 5년만에 국악 신인 등용문을 화려하게 장식한 조양은 ‘심청이의 효도’를 소리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위해 지난 7월부터 매일 5∼6시간씩 꾸준히 연습을 해온 노력파. 당분간 판소리 대회는 접어두고 대학 입시 준비에 매진하겠다는 그는 “관객을 울리고 웃기는 명창이 꼭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경연대회 성악부문 2등(2004), 국창 송만갑 선생 추모기념 전국판소리 경연대회 2등(2002), 박동진 명창·명고대회 장려상 등의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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