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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춘향전', 국악관현악과 만나다

공연 나흘 앞둔 2일 오후 우석대 예능관 관현악단 연습실. ([email protected])

 

판소리와 오케스트라가 만났다.

 

전북국악관현악단(지휘 신용문·우석대 교수)이 판소리 춘향가 전 바탕을 국악관현악으로 편곡해 6일 저녁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공연한다. ‘창작 춘향전과 국악관현악’을 내세운 이번 공연은 2004년도 전라북도 무대공연작품 제작지원 사업 일환으로 기획된 무대.

 

판소리의 세계화가 화두인 요즘, 창극 제작은 이미 그 한 통로가 되어 꾸준한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춘향전 전 바탕을 창과 국악관현악으로 공연하는 것은 이번이 첫 시도다.

 

이 무대는 오페라에서 연기없이 아리아만으로 펼쳐지는 이른바 ‘갈라 콘서트’를 연상시킨다. 이를테면 콘서트 형식의 춘향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 소리의 세계화 방법으로 이 형식을 주목한 사람들은 우석대 신용문 교수(54), 최승희 명창(68), 작곡가 김삼곤씨(46·서해대 겸임교수)다.

 

정정렬제 춘향가 보유자인 최승희 명창이 도창으로 춘향가 판소리의 전체 틀을 이어가고, 그의 딸이자 전주대사습 출신 명창인 모보경씨(41·도립국악원 교수)와 강세영 오광오 정선희 정은혜 남지연씨 등 최명창의 제자 6명이 국악관현악과 호흡을 맞춘다. ‘사랑가’ ‘오리정 이별’ ‘신연행차’ ‘십장가’ ‘옥중가’ ‘춘향모 어사또 상봉’ ‘어사출도’ ‘춘향석방’ ‘신바람 난 월매’ 등 눈대목만을 골라 2시간동안 펼쳐내는 관현악과 판소리의 어울림은 기대를 모을만하다. 특히 마지막 대목인 ‘신바람 난 월매’는 다함께 부르는 신명의 한판이 된다.

 

제한된 시간 안에 국악관현악과 소리가 만나 춘향가 한바탕을 전하는 작업이 쉽지 않아 대사 줄이기의 반복과 함축적 의미 전달을 전제로 한 과감한 생략을 택했다. 장단 수정도 불가피했다.

 

최승희 명창은 “정해진 템포에 맞춰 호흡을 가다듬고 소리를 내는 것이 첫 시도인 만큼이나 생소하고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배경음악이 깔린 판소리 무대가 색다르면서도 아름답게 느껴져 훌륭한 공연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70명이 넘는 관현악단이 꾸려졌다. 소금, 대금, 피리, 해금, 가야금, 거문고, 아쟁, 타악 등 전통악기가 총집합했다. 작품 준비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지만, 작곡과 편곡이 마무리된 지난 8월에서야 관현악단 단원이 최종 확정됐다. 공연을 두 달정도 앞두고부터는 주말과 휴일없이 실전같은 리허설에 전념해왔다.

 

국악관현악단의 이번 무대에는 서양악기도 등장한다. 국악기의 ‘톡톡 튀는 소리’를 보완하고 베이스의 안정감을 더하기 위해 호른과 더블베이스가 전통악기의 대열에 합류했다.

 

곡을 만든 김삼곤씨는 “여러 특징들이 돋보이는 것은 우리 것을 다지는 노력이 그만큼 필요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며 “콘서트와 같은 느낌이 들 이번 무대는 판소리 세계화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첫 시도의 의욕은 전주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음악으로 세계적인 관광상품이 되게하겠다는 전북국악관현악단의 야심찬 기대로 이어져 있다.

 

신용문 교수는 “판소리의 고장인 전주에서 전통음악과 오케스트라를 접목한 무대를 올리는 것은 시도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며 “세계적인 음악으로도 손색이 없는 무대로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국악관현악단은 이것을 시작으로 판소리 다섯바탕의 국악관현악 연주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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