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극이 젊어졌다.
곰삭은 맛은 없지만 대신 풋풋한 기운이 있고, 젊은 소리꾼들의 당찬 소리가 있었다.
19일 오후7시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 전북대 한국음악과 ‘청년시대’.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창극운동을 위해 올해 처음 시도한 ‘전국대학창극축제’는 젊은이들의 눈으로 창극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자리였다.
‘청년시대’는 일제치하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던 윤봉길 의사 일대기. 지난해 안숙선 명창이 작창하고 박범훈 중앙대 교수가 작곡, 조영규씨가 극화한 창작창극을 소규모 무대에 맞춰 재구성한 것이다.
비슷한 또래들이 살려낸 스물다섯 청년 윤봉길은 수성가락보다 잘 짜여진 악보에 의한 완벽한 설계를 바탕으로 한 현대적 작품이었다. 기존 창극 틀에 연극적 요소를 넣고 대형합창과 관현악 중창 등 성부를 도입한 신선하면서도 풍성한 무대였다.
그러나 작품의 예술성만으로 창극을 완성시킬 수는 없다. 지나치게 연극적 요소에 의지한 극 중반부, 가사 전달이 약하고 무대 위에서 위축됐던 공력이 부족한 소리 등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힘있고 강한 음악과 약한 연기력과 소리가 교차하면서 관객들의 집중력은 다소 떨어졌지만, 창극에서 ‘조화’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전북대 한국음악과는 권선징악의 전통적 소재나 판소리 다섯바탕이 아닌 창작창극으로, 창극의 소재와 표현의 폭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탄탄한 국악관현악과 세련된 작품 구성, 적절한 시기에 삽입된 상징성 있는 무용, 진지함을 잃지않는 출연진의 의욕으로 다듬어지지 않는 아름다움을 전하는 무대였다.
열정으로 만들어가는 전국대학창극축제(오후7시 덕진예술회관)는 20일 단국대 ‘신 흥보가’, 21일 전남대 ‘심청전’, 22일 중앙대 ‘남원연가’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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