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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세계소리축제]중후함으로 만나는 1400년의 전통

 

2001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종묘제례악(宗廟祭禮樂).

 

전주세계소리축제가 5백년 이상의 역사가 살아숨쉬는 종합의례문화 종묘제례악을 초청했다. 1천4백년의 긴 전통을 이어온 국립국악원 정악단이 21일 오후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 올린다.

 

종묘는 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비들을 신주에 모셔놓은 사당. 이 사당에서 행하는 제향의식을 종묘제례라고 한다. 1462년 마침내 정형화된 형태를 갖추게 된 종묘제례악은 5백년 전 가사와 선율을 오늘날 그대로 전하고 있어 의미가 더욱 크다. 편종, 편경, 방향과 같은 타악기가 주 선율이 되고, 당피리, 대금, 해금, 아쟁 등 현악기의 장식적 선율이 올려진다. 장구, 징, 태평소, 진고 등의 악기가 그 위에서 다양한 가락을 구사하고 여기에 노래가 중첩된다. 이처럼 많은 소리들이 차곡차곡 쌓여져 완성된 종묘제례악은 중후함과 화려함을 간직하고 있다.

 

제사를 지내는 예법과 예절에 있어서 모범이 되는 의식 종묘제례는 매우 엄격하고 장엄하게 진행된다. 나라의 영원한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숭고하고 고귀한 정신이 안팎으로 담겨져 있다. 신을 맞이하는 절차, 신이 즐기도록 하는 절차, 신을 보내드리는 절차로 구성돼 있으나 이번 무대는 제례의식의 절차를 따르되 약식으로 진행되는 일무(佾舞)와 의식행위를 제외한 순수음악으로 구성된다. 대신 15분 분량 영상물로 의식행위의 정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줄 계획.

 

국립국악원이 몇년에 한번 정도 재현하는 종묘제례악 전주 공연은 특별하다. 정악단 73명, 무용단 41명 등 총 1백14명이 출연하는 대규모 무대. 절고와 추고, 축 등 전주에서는 처음 소개되는 악기들도 눈에 띈다. 홍주의를 입고 남사대를 허리에 두르며 개척관을 머리에 쓰는, 천지인을 상징하는 의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집박은 황규남씨.

 

담백함과 화려함으로 독특한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종묘제례악은 정적인 음악미와 동적인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아름다운 곡선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살아있는, 역사가 담긴 음악적 힘의 표출인 것이다. 좀체 만나기 어려운 전통궁중음악의 재현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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